요즘 일부 장관이 거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당이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명한 6∼7개 부처 장관들이다. 그런데 여권과 일부 당사자 간 말이 엇박자다. “이번 선거에 내보낸다.” “ 모르는 일이다. 현재 하는 일에 계속 매진하고 싶다.” 말의 숨바꼭질이다. 결과는 ‘출마’하거나 ‘불출마’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장관에 대한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아직 말이 없다. 일부 장관은 출마설을 강력히 부인하며 “소설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다 보니 후보로 거명된 부처마다 개각과 관련한 온갖 설(說)이 봄꽃 날리듯 한다. 정보통신부도 예외가 아니다. 정통부는 장관 거취와 관련해 이달 들어 두 번 해명자료를 냈다.
첫 번째는 지난 14일이다. 일부 언론에서 “진 장관이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정통부는 “진 장관은 아직까지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지자체 선거 출마 제의를 받은 바도 없으며, 지자체 선거 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면서 정통부는 “진 장관은 지금까지 IT산업 발전을 위해 정통부 장관으로서 충실하게 일해 왔던 것처럼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우리나라 먹거리 산업 창출을 위해 계속 매진할 수 있기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해명자료는 22일 나왔다. 일부 언론에서 “여당이 진 장관에게 지명직 최고의원을 제의하고 경기지사에 출마시키는 방안으로 결론지었으며 미국 현지에서 태어난 외아들을 5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군에 입대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통부는 “진 장관 외아들의 국적 회복과 군 입대는 성인이 된 아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지 지자체 선거 출마설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통부는 거듭 “진 장관은 지자체 선거 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IT산업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먹을거리 산업 창출을 위해 계속 매진할 수 있게 되기를 적극 희망한다”고 밝혔다.
행간을 보면 진 장관은 지자체 선거에 나갈 뜻이 전혀 없으며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고 싶다는 것이다. 진 장관은 산업계나 현 정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더욱이 IT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에 있을 때도 이건희 회장한테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언젠가 이 회장이 천재경영론을 언급하며 “삼성에는 아쉽게도 천재는 없었지만 준천재는 있다”며 세 명을 언급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진 장관이었다고 한다. 그가 해외에 나가 IT전도사 역할을 하는 데는 영어실력과 엔니지어로서 전문지식, 삼성전자 CEO 출신이란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기업 마인드로 수출을 독려하고 IT839 전략 등 정책을 입안해 현 정부 내 최장수 장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장관 차출설이 나오자 부내에는 후임 장관에서부터 차관·국장급 인사안까지 각종 유언비어나 나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공직자들이 본연의 업무보다는 이런 설에 귀가 솔깃해 있다. 업무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명된 장관들의 거취 문제는 오는 27일 청와대에서 여당 지도부 만찬회동이 끝나면 어떤 형태로든 주중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장관이건 광역단체장이건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다. 그 사람이 그 자리에 꼭 있어야 일이 된다면 내보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리고 본인이 고사한다면 무리하게 차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IT업계는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해야 하고 통신과 방송 융합에 따른 구조 개편도 해야 한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현덕주간@전자신문,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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