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수출만이 살길이다.
지난 회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런 저런 곡절을 겪으면서 회사는 성장하고 있었다. 1984년 디지털 카운터 개발 이후, 타이머, 회전계, 속도계, 디지털 판넬 메타, 근접 센서 및 로터리 엔코더, 88년 포토 센서 개발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신제품을 개발했다. 88년에는 부산 반여동에 공장을 신축하여 입주하면서 품질 혁신을 위해 당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다양한 품질 테스트 장비 등을 도입하고 강도높은 품질 혁신을 지속함으로써, 외산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기에 이르렀다. 회사는 이렇게 순조로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으나, 나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글로벌 오토닉스 전략이었다.
이미 1984년 첫 참가한 전시회에서 바이어들로부터 소량이나마 주문을 받아 수출이 시작된 이래 꾸준히 수출을 늘려가던 오토닉스는, 90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하였다. 즉, 회사가 획기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소량 다품종 산업인 자동화 산업의 속성상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려면, 연구개발비가 엄청나게 소요될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좁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었다.
그리하여 96년, 은행 융자를 비롯하여 가용한 모든 재원을 동원하여 경남 양산에 새로운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 신축에 착수하고, 해외 시장을 겨냥해 대대적인 생산 시설 확충과 첨단 생산 설비와 품질 검사 장비의 도입을 추진하였다. 이에 대해, 시기상조론과 신중론이 제기되었으나, 나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과감하게 밀어부쳤다. 예나 지금이나, 결론을 내리고 난 후에는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부치는 성격이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예고없는 IMF 사태와 융자금 회수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IMF 이후 경제 활황기에 경쟁사보다 월등한 생산 능력과 고품질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생산, 공급할 수 있게 되어, 창사 이래 가장 가파른 성장을 기록하게 되었으니, 그때 나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같은 해인 96년, 인도네시아와 일본에 해외 지사를 설립하였다. 당시, 국내 업계 최초의 해외 현지 법인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일본 지사 설립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즉, ‘범을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처럼,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신기술을 익히려면 자동화 산업의 본거지인 일본부터 공략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판매 법인뿐 아니라 세계 수준의 기술 습득을 위해 역시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현지에 R&D 센터를 설립하고 일본인 연구원들을 채용하여 기술 습득과 연구 개발에 주력했다. 지금도 남들과 똑같은 발상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 이후, IMF 시기를 거치면서 다소 주춤하였으나 2001년부터 미국과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에 차례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 온 결과, 지난 11월말에는 업계 최초로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가슴 뿌듯한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수출만이 살길이다’ - 이 말은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자주하는 말이 되었으며, 현재도 회사의 대부분의 핵심 역량을 해외 시장 개척에 쏟으며 수출 올인(all-in)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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