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철
‘CJ그룹이 드디어 방송시장에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해 KBS·MBC·SBS에 이은 4대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적어도 방송위원회가 이달 발간할 예정인 ‘방송시장의 경쟁상태 조사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CJ그룹은 지난해 방송 부문에서 홈쇼핑 매출을 제외하고 57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KBS(1조2454억원), MBC(7449억원), SBS(6528억원)에 이은 4위의 성적이다. 성장률은 2003년 1329억원에서 몇 배나 증가한 획기적인 수치다. 방송산업 일대 사건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상식적으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CJ그룹에서 방송사업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CJ미디어, 홈쇼핑채널인 CJ홈쇼핑밖에 없다. CJ홈쇼핑은 이번 5730억원 매출 집계에서 제외됐다. CJ미디어와 CJ케이블넷 매출 합계가 5730억원이란 얘긴데 정작 당사자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CJ미디어의 지난해 매출은 대략 600억원, CJ케이블넷이 1100억원 수준이다. 이상한 부분은 더 있다. 현대백화점계열 MSO인 HCN의 매출도 정작 HCN 집계와는 거리가 있다. 더욱이 MSO 가입자 현황에서도 각 MSO본부가 집계한 수치와 상당 부분 상이하다.
이번 조사자료는 모 대학 교수에게 위탁해서 작성된 것으로, 방송위 상임위원들에게도 보고된 상태다. 곧 발간돼 배포될 예정이며 앞으로 많은 기관이 참고할 자료이자 방송위의 정책 결정용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조사를 맡은 모 교수는 “방송위가 앞서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라며 “잘못된 부분은 확인해서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숫자는 틀렸으면 고치면 된다. 보고서는 “2004년도 가입자 기준 MSO 시장 점유 순위의 특징은 태광산업·씨엔엠·중앙네트워크·CJ가 1강 3중 체제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고 있다. 백 번 양보해도 이 분석은 틀렸다. 중앙네트워크는 지난해 이미 MSO 경쟁에서 밀려났다. 통계가 의미있는 수치를 못 담은 상황에서 단순 숫자놀음으로 분석하니 이런 주먹구구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방송위의 능력이 통계 하나 제대로 못 내는 정도라면 올바른 방송정책 운운은 난센스다. 충고 하나. “보고서에 씨엔엠이라고 돼 있는데 맞는 이름은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고요, 줄여 쓰면 씨앤앰입니다. 그건 알고 계셨나요.”
IT산업부·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