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늘을 지켜나갈 차세대 공군 주력기인 F-15K가 선을 보였다. 이 전투기는 군 정보링크시스템을 통해 표적을 확인한 후 공격할 무기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최신형 기종이다. 또한 데이터링크시스템을 위성항법장치(GPS)와 연결해 유도폭탄을 원거리에서 투하, 목적물을 명중시킨다. 우리 공군은 전투력 향상을 위해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F-15K를 2008년까지 40대 도입할 예정이다.
대당 1000억원이 넘는 최첨단 전투기를 도입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겠지만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기술과 소프트웨어 소스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전투기를 구매하고서도 유지관리를 위해 또 다시 많은 외화를 지급해야 한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국방 및 항공 장비는 소프트웨어가 평균적으로 전체 개발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전투기는 B2폭격기가 65%, F-22가 80%에 이르는 등 소프트웨어 비중이 매우 높다. 일례로 미국의 한 장군은 “소프트웨어 지원 없이 F-22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사진을 찍는 일뿐”이라고 했다. 그만큼 무기체계에서 소프트웨어의 비중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각군의 정보화 및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구축을 통한 군의 선진화와 효율화를 추구해 왔고, 첨단무기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국산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무엇보다 우리 군의 미래정보전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전투기·함정·전차 등 주요 무기체계와 네트워크전(NCW:Network Centric Warfare)에 대비한 다양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군은 무기체계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외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모바일과 텔레매틱스 등 민간 분야에서 쌓은 뛰어난 IT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한다면 선두주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업체와는 달리 소프트웨어 기업은 방위산업체로 선정되지 못한다. 하드웨어적인 무기를 만드는 기업은 방위산업체로 등록이 가능하고 정부 지원의 연구개발 사업 참여 및 세제 혜택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히 국방부가 독자적인 첨단 무기체계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정보통신부와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정통부도 국방 분야 소프트웨어 신규시장 창출을 위해 기술공동연구를 진행하고 핵심기술 개발과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방부와 정통부의 이러한 노력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산업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협력을 시장 창출과 상용화라는 선순환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국방 분야 핵심기술 및 사업에 대한 수요를 사전에 도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인력 양성과 관련 법제도의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 이스라엘이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안 소프트웨어 기술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육성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국방 분야와 소프트웨어산업의 협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IT839 전략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해서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육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주국방과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석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SW사업단장 skji@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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