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늘 책과 함께 생활한다. 일이기도 하지만 필자에겐 업무라기보다 생활이다. 틈틈이 시간을 내 전 직원에게 감명 깊었던 대목이나 소비자들에게서 온 편지 등을 e메일로 보내주는데 인터넷이라는 편리한 도구가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만으로도 충분히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감탄하지만 이보다 더 새로운 흐름이 최근 눈에 띄고 있다. 바로 전자·정보산업의 수많은 패러다임 전환 가운데 최고의 화두인 ‘디지털 컨버전스’다.
아날로그의 ‘디지털화’와 단일 기능의 지능적 ‘융합화’라는 개념이 결합한 ‘디지털 컨버전스’는 음성·데이터·영상 등의 정보 융합이나 방송·통신·인터넷 등의 네트워크 융합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가전·컴퓨터 등이 서로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적으로 융합이란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반기술 또는 물리적 네트워크 인프라의 융합, 사업자 간 M&A를 통해 사업영역 및 서비스 범위 확대, 개별 서비스를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로 통합, 단일 접속 장치 혹은 게이트웨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가전, 정보기기와 관련된 디지털 컨버전스는 서비스 및 인터페이스의 융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산업과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대다수고,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보고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출판업계도 마찬가지다. 종이에서만 볼 수 있던 글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전자사전에 담거나 인터넷에 동영상·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올려 유통하는 등 전에 없던 경로가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 폐사가 전자사전 시장에 뛰어든 것도 사업 다각화 차원이지만 무엇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기업은 불안정하고 가장 불안정해 보이는 기업이 실제로는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변화가 심하고 개혁과 혁신에 묻혀 조직이 혼란스러우면 금방 내리막길을 걸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때가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오랫동안 고수해 온 카테고리의 틀을 과감히 벗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그 미래는 흥미롭게 펼쳐진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통한 부가가치 제공으로 기존의 단일 매체에서 다양한 매체로의 변이를 추구하는 과정 자체는 혼란스럽지만, 그 변이가 완성되었을 때는 경쟁관계에 있는 이들과 명확하게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예를 들자면 과거 출판업계의 본질은 ‘컨텐츠’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출판’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망을 통해 전달하고 고객에게 다시 피드백을 받는다. 또 이전의 단순한 ‘종이’ 사전에서 이제는 ‘사전+MP3플레이어+라디오+e북’과 같은 새로운 융합 도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컨텐츠만을 전달하는 기존의 획일적이고 단일적인 매체에서 벗어나 영상과 방송 등이 융합된 컨텐츠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고객에게 만족과 재미 그리고 부가가치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좀 더 가치 있는 매체로서의 ‘디지털 컨버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태경 두산동아 대표이사 tkcho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