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업계 `체험공간`개설 붐

한국엡손은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서울 인사동에 엡손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데모센터를 준비중이다. 이에 필요한 투자 비용으로 이미 20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이 데모센터를 통해 엡손은 앞선 프린팅 기술을 널리 알려 나갈 계획이다. 엡손은 이에 앞서 올 초 용산 ‘스페이스 9’ 전자동 6층에 프린터·복합기·스캐너 등을 사용해 볼 수 있는 데모센터를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줄을 잇고 있다. 언뜻 매출과 직접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자사 제품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고 ‘덤’으로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올릴 수 있다.

 한국엡손 박명철 전무는 “체험관은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며 “직접 테스트를 통한 체험이 제품 구매 의사를 결정해 복합센터·쇼핑몰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체험관을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엡손뿐 아니라 체험 공간은 이미 주요 업체의 대표적인 브랜드 마케팅 기법으로 떠올랐다.

 한국HP는 지난해부터 HP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전략적으로 체험 공간을 늘리고 있다. ‘YOU+HP’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며 전국 400여 할인점·전문점·디지털HP·일반 소매점에 ‘디지털 포토 체험 존’을 마련했다. 또 올 초에는 코엑스와 선릉역 근처에 있는 HP 고객 체험관 2곳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체험을 위해 새로 단장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려 있는 이 고객 체험관은 빔 프로젝터와 엑스박스를 이용해 현장감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연일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다. 이 외에도 한국HP는 자바커피와 손잡고 전국 19개 매장에 ‘HP 디지털 포토그래피 존’을 오픈했다.

 이 회사 최인녕 이사는 “사진·음악·비디오 등 콘텐츠 디지털화에 따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 주자는 게 체험관의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서울 JW메리어트호텔 스위트룸에 100인치 대형 화면과 DVD가 내장된 프로젝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HP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스위트 룸’을 마련하고, 이달 말까지 투숙객이 직접 HP 제품으로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중이다.

 소니코리아도 ‘소니 스타일을 찾아라’라는 컨셉트로 노트북PC·디지털 카메라 등 소니 최신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니 스타일’을 코엑스에 마련했다. 소니 스타일은 전세계를 통틀어 12개뿐이며 국내에서는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코엑스 매장 김상균 점장은 “소니 스타일은 소니 제품의 기능을 경험하고, 소니의 ‘펀(Fun)’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공간”이라며 “하루 5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강남의 명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주요 업체들이 용산 전자상가를 겨냥해 체험관을 열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컴퓨터 종합 전시관 ‘하디아’, 소니 ‘PS2관’, 닌텐도 ‘닌텐도관’ 등이 개설됐으며 벤큐코리아가 다음주 중 전자랜드 3층에 ‘벤큐 엔조이먼트 스페이스’라는 체험 공간을 구축한다. 이 전시장은 DVD RW 드라이브·LCD 모니터 등 자사 제품을 일반인이 써보고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오픈을 기념해 경품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닥·이메이션·LG상사 등도 전자랜드에 체험관과 독자 판매점을 준비하고 있어 당분간 체험점 개설 열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벤큐코리아 최종성 사장은 “용산은 국내 대표 전자상가라는 이미지와 함께 CGV·랜드시네마 등 영화관과 근접, 디지털 기기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자주 찾아 자연스럽게 매출과 연결되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체험관에서 한 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본 사람은 제품을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강병준·한정훈기자@전자신문, bjkang·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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