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전성시대 열린다

오는 4월1일부터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따라 국산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위피(WIPI)가 신규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의무 탑재된다. 지난 2001년 표준플랫폼 개발논의가 시작된 지 4년만의 성과다.

업계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활성화에 대한 조짐도 보인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위피폰이 보급되기 시작해, 2월 말 기준으로 300만대에 육박했다. 위피 콘텐츠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위피 콘텐츠 공모전(SKT·KTF), 위피 콘텐츠 제안 의무화(KTF) 등을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콘텐츠 제작업체(CP)들도 시장에 위피폰이 늘어나면서 “위피 콘텐츠가 말 그대로 돈이 되는 사업이 됐다”며 위피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하지만 위피는 이동통신사 간 콘텐츠 호환이라는 애초의 목표를 절반만 충족시켰다. 위피 표준 규격은 있지만, 각 이통사의 플랫폼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완전 호환은 안 되지만 위피 표준규격이 있어 변환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또 자바(JAVA) 채택에 따라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즈에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자는 계획도 어긋났다.

◇활성화 노력=SKT용 위피자바 플랫폼을 개발한 엑스씨이 김주혁 사장은 “지금은 위피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을 때”라고 지적한다. 현재 위피 활성화를 위해 관련업계는 전방위 노력을 하고 있다. 오는 4월1일 위피 플랫폼 개발업체들이 주축이 된 민간모임인 ‘위피진흥협회’가 출범한다. 지난 2월에는 위피 개발자 단체인 ‘와이드포럼’도 결성돼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모두 자발적으로 결성된 단체들이다. 하지만, 업계는 업계의 위피 활성화 노력에 비해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접 지원이 아니더라도 개발환경 지원, 교육사업 등 위피 인프라 확산에는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피와 관련한 문제점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한 예로 이통사 관계자들은 정통부 고시 제54조 3항의 후속조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표준규격 외에 각 사업자들이 추가로 사용하는 기능을 3개월 이내에 표준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독점적인 기술을 공개한 것에 대한 지적재산권(IPR) 인정, 수익보전 방법 등의 후속논의가 없어 불안해하고 있다.

◇위피의 미래=위피 플랫폼이 브루나 자바 등 외국의 플랫폼에 뒤지지 않게 하려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는 필수다. 전파연구소 배석희 책임연구원은 위피를 전략적인 유비쿼터스 플랫폼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양한 기기가 융합되면서 통합플랫폼이 중요해지고, 여기에 맞춰 위피의 기능을 늘려야 경쟁력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위피 2.0 이 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 표준으로 제정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위피 3.0 개발에 대한 논의조차 없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위피의 해외진출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OMA(Open Mobile Alliance), JCP(Java Community Process) 등 국제 표준화 단체와 협력해 위피를 국제 표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얼마 전 내한했던 테로 푸코넨 노키아 비즈니스 개발담당 이사가 “노키아는 OMA 등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기술만 채택한다”고 말한 것도 위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산하에 이동통신 관련 국제 표준화 단체인 OMA 활동을 위한 실무반이 구성돼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