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KT,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간판 기업들이 2010년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앞두고 마련중인 전략의 공통점들이다. 이들 기업의 전략가와 학·연 전문가들은 지난주 열린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20주년 기념 세미나에 나와 한 목소리로 이같이 예측했다. 기업들은 나아가 향후 5년이 회사 존망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 기존 조직을 재편하고 이종산업· 기업 간 제휴 활성화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네트워크 융합시대다=각 기업은 통신방송서비스 융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올해를 원년으로 꼽았다. 즉, 브로드밴드(유무선) 등 네트워크가 디바이스를 통합할 것이라는 것.
2005년부터 2010까지 5년간 이동통신망(B3G·DMB 등)과 유선망(FTTx· XDSL), 홈오피스망(와이브로·와이맥스 등), 초광대역망(UWB·RFID·ZigBee 등)이 4세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로 융합, 신규 시장을 창출한다는 분석이다. 맹수호 KT 사업협력실장(상무)은 “융합시장에 대한 규제 이슈만 해결되면 현재 5% 미만인 융합 영역은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 기업 간 전략적 제휴 돌풍=네트워크 융합은 기업 간 이합 집산을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기업이 모든 역량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운영자는 콘텐츠·솔루션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잘 이해하는 공급자와 장기·단기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동표 KISDI 신성장산업연구실장은 “기업들은 자신의 사업을 핵심사업과 주변사업으로 분류하고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회사가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이경주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기획팀장(상무)도 “네트워크 융합시대의 3개월은 아날로그 시대 3년과 같다”라며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스피디한 경영체제를 갖춰, 제품을 개발하고 즉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기와 서비스는 개인에 맞춰진다=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 대량맞춤)은 융합시대의 필수 전략이다. 과거엔 첨단 기술이 소비자의 욕구를 생산했지만 이제는 단순히 제품만 컨버전스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Needs & Wants)를 파악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황정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통신 및 미디어부문 이사는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상호 연결돼 있으며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기술적 체제를 만들고 있다”며 “소비자의 개성을 살리고 개인화된 기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곽수일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기업의 DNA가 바뀌어 지금과 전혀 다른 회사가 출현할 것”이라며 “기업의 DNA 변화를 정확히 꿰뚫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국내외 주요 기업들 2010 디지털컨버전스 전략
1. 어제가 디바이스 융합의 전성기, 오늘은 네트워크 융합의 원년이다.
2. 2010년까지 네트워크 융합에 대비한 이종산업 간 제휴의 바람이 불 것이다.
3. 모든 기기와 서비스는 개인에게 맞춰질 것이다.
4. 디지털컨버전스는 신규 시장창출의 기회와 동시에 고유영역을 빼앗기는 위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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