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적절치 못했던 800MHz 재분배 언급

 남중수 KTF 사장은 31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해야 할 주요 과제’라며 중소기업과의 윈윈 전략과 SKT가 ‘독점한’ 800㎒ 주파수 재분배를 거론했다. 이동통신사업자 입장에서 주파수는 최대 자산이자 사업의 변수여서 기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SKT의 800㎒ 주파수를 규제기관인 정통부가 회수해 다른 사업자에 나눠줘야 한다는 식의 언급이어서 SKT의 기업가치에도, 정통부의 정책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제였다.

 하지만 노련한 CEO로 소문난 남 사장의 이날 대응은 의외였다. 올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발표는 하지만 그 파장이 적지 않아 다음에 따로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는 것. 잇단 기자들의 질문에도 “일단 질문을 모아 나중에 종합적으로 답변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갖가지 질문에 재치있게 받아치고 진지하게 견해를 밝히는 평소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사회를 맡은 홍보담당 임원도 “주파수 문제는 민감하니 다른 질문을 해달라”며 넘어갔다.

 굳이 기자간담회에 ‘올해 해야 할 주요 과제’로 내놓은 2개의 주제 중 하나에 대해 ‘이슈 제기는 하되 당장 구체적으로 입장을 모두 밝히진 못하겠다’는 입장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기자에게 ‘펜을 놓아 달라’와 비슷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질문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할 기자간담회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800㎒ 주파수 독점 문제는 이통시장에서 툭하면 튀어 나오는 단골 메뉴다. 유효경쟁 논란과 사업자 간 다툼, 정통부의 우월적인 규제가 지속되는 이통 시장에서 이 같은 주장은 워낙 잦아 CEO의 입을 빌려도 귀에 솔깃하지 못할 지경이다.

 남 사장은 “오랜 기간 통신시장에 몸담으면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 뒤 제기하자는 생각이었고 그게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토록 오랜 기간 생각해 온 주제라면 이런 식으로 제기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가 밝힌 대로 “전파법 개정이 필요하고 전파특성 연구 및 정책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조만간 공식적인 정책 건의”를 한 다음에 자리를 마련했어도 늦지 않았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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