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기업 생존의 투자 `윤리경영`

한국의 벤처 열풍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기업윤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신뢰를 잃어가면서까지 이윤 극대화를 추구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단기 성과만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정직과 신뢰가 기업의 매우 중요한 브랜드 가치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이란 회사경영 및 기업활동에 있어 ‘기업윤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경영정신이다. 과거에는 기본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법적·경제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경영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법적으로 하자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이나 국민정서와 충돌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되고 결국 기업의 생존에도 치명적 영향을 받게 됐다. 즉 법적·경제적 책임 외에 윤리적 책임이 추가된 셈이다.

 일부에서는 윤리경영을 임직원들의 부정부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이나 한때 유행하는 경영 혁신의 도구 정도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윤리경영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윤리경영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은 기업 이해 관계자들과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윤리적인 기업은 종업원, 고객, 지역 사회, 주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는데 이것은 기업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된다.

 실제로 과거 전경련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10.3%로 비실천 기업(7.3%)보다 높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포천의 조사 결과를 보면 ‘존경받는 10대 기업’에 속한 기업들의 1995∼2000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41.4%로, S&P 500대 기업(16.5%)을 크게 앞서 기업의 가치와 윤리경영 간의 관계가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윤리의 실천이 기업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3M, 존슨앤존슨, 록히드마틴 같은 기업들은 하나같이 윤리경영을 미래의 핵심 역량으로 간주하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제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필수 조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존슨앤존슨은 2년 연속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하는 ‘미국의 존경 받는 기업 1위’에 꼽힌 기업으로서 윤리경영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50년 이상 윤리강령을 경영에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미국에서도 존슨앤존슨은 ‘기업윤리’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자칫 그럴싸한 웅변에 그치기 쉬운 윤리강령이 존슨앤존슨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데에는 ‘타이레놀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82년 시카고에서 독극물이 주입된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에서 타이레놀을 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 당시 CEO였던 짐 버크는 매출과 점유율의 막대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FDA의 권고를 넘어 미국 전역에 배포된 약품 전량을 회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건 직후 35%였던 시장점유율은 7%까지 떨어졌으나 3년 만에 제자리를 회복했다. 소비자들이 존슨앤존슨의 윤리적 태도를 신뢰하는 쪽으로 기운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윤리경영이 기업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올바른 이해와 구체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전략 수립 등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렌 버핏도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CEO의 윤리적 역할을 강조했다. 윤리경영은 장기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윤리경영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과 믿음을 가진 경영자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제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윤리경영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기업들이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또 윤리경영을 실현하는 데 있어 단순히 구호와 지침을 제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로 지켜나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광태 퓨쳐시스템 사장 ktkim@future.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