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 사이트 인기 조사의 허점

 18일 일부 신문이 ‘인터넷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이 기사들은 대구 모 대학의 교수가 미국의 알렉사닷컴의 인기 사이트 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알렉사닷컴은 세계 각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대상으로 접속 회수와 정보를 주고받는 ‘트래픽’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우리나라는 2002년 이 조사에서 500대 사이트 중 133개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에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를 내세워 일부 신문들은 ‘인터넷 강국 헛구호’나 ‘일본은 고사하고 홍콩에도 밀려’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 수준을 끌어내렸다. 과연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인가.

물론 예전에 비해 많은 나라에서 초고속 인터넷이 도입됐고 언어적인 한계로 인해 국내 사이트의 트래픽이 크게 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알렉사닷컴의 조사만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 강국 위상이 추락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알렉사닷컴의 트래픽 통계는 알렉사닷컴이 배포하는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인 ‘알렉사 툴바’를 설치한 컴퓨터를 모집단으로 한다. 결국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용자가 많은 국가의 사이트가 인기 사이트 분위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감안해야 할 것이 있다. 2003년 1월 인터넷대란 이후 국내 컴퓨터 사용자의 높아진 정보보호 수준이다. 정보보호 수준과 알렉사닷컴의 인기 사이트 조사는 묘한 관계를 갖고 있다. 상당수의 국내 네티즌은 사용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컴퓨터에 설치되는 스파이웨어나 애드웨어 등을 막는 정보보호 서비스를 받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정보보호 서비스가 알렉사 툴바를 스파이웨어로 간주하고 제거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높아진 정보보호 수준이 알렉사닷컴의 인기 사이트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다. 초고속인터넷 사용자 비율이나 서비스의 독창성 등 많은 객관적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미국의 특정 기업이 한 가지 방법으로 조사한 인기 사이트 순위에 일희일비해 스스로의 위상을 깎는 행동은 무책임한 무지의 소치다.

디지털산업부·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