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를 위한 광대역통합망(BcN) 구축 시범사업에 방송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배제한 가운데, SO가 독자적인 BcN 사업추진을 위해 201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놓고 방송과 통신 간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유삼렬) 산하 SO협의회(회장 유재홍)는 지난 27일 정보통신부가 개최한 BcN 관련 민·관·연 공동 구축협의회에서 KT의 BcN 서비스 시연과 사업계획을 참관한 후 12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바로 BcN 서비스 추진이 가능한 케이블TV를 배제한 정부의 BcN 시범사업 추진이 오히려 국고 낭비라고 비판하며 SO 참여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SO업계는 방송·통신 융합이 방송사업자의 통신 영역 진입이라기보다는 사실상 통신사업자가 방송 영역에 진입하는 것인데, 통신사업자의 향후 수익모델을 위해 기존 방송사업자를 배제한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소평가된 케이블망(HFC)에 대한 가치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위원회 측도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 등 통신사업자의 방송 진출이 가시화하고 그동안 SO와 협력해온 파워콤까지 소매업에 진출한다면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공정한 정책 수립을 위해 국무조정실에 BcN 관련 사업을 의안으로 상정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도 HFC망에 대한 가치평가를 재검토하기로 SO 측에 약속했으며, 방송·통신 융합이 기정사실화됐음을 전제로 방송사업자·통신사업자·콘텐츠사업자 간의 조속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SO협의회는 독자적인 BcN 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에 BcN 서비스 모델 표준화 및 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2006년부터 2007년까지 HFC망 중심의 방송·통신 서비스 융합을 통해 관련산업 육성 및 IT 신성장동력 산업 수요 유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HFC망 중심의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HFC망 기반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SO는 BcN 구축을 위해 디지털방송·데이터방송 서비스, 인터넷전화(VoIP) 등 관리에 소요되는 시스템을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통합 구축하고 통신사업자(ISP)의 네트워크와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시범 전달망은 안정적 품질이 보장되고 다양한 인터페이스 제공이 가능한 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MSPP) 장비로 구축하고 초기에는 2.5G 용량으로 사용하다가 향후 10G 및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시스템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가입자 망은 각 SO가 이미 구축한 HFC망을 MSPP 또는 동기식디지털계위(SDH)망을 활용해 통합 서비스한다는 전략이다.
유재홍 SO협의회장은 “정부가 BcN 구축사업을 위해 이미 전국적으로 형성돼 있고 12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HFC망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상업적으로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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