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낭비하는 건 안되고 시스템통합(SI)업체가 투입하는 인력과 자산 등의 비용은 낭비해도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닙니까?”
“자꾸 유찰되면 왜 그런지 원인을 따져보는 것이 정상인데 의욕이 없는 건지 아니면 고민해 봤자 해답을 못 찾은 건지 답답할 뿐입니다.”
SI업체 공공사업 담당자들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쏟아낸 불만과 하소연이다.
올해 전자정부 사업을 둘러싸고 두드러진 현상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유찰’이다. 지난 3∼4년간 전자정부 사업을 도맡아 온 SI업체들이 아예 참여를 하지 않는가 하면 단 1개 업체만이 참여, 국가계약법에 의한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아 2차 입찰이 뒤따랐고 이마저 여의치 않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자정부 관련 정보화전략계획(ISP) 및 업무재설계(BPR) 프로젝트가 유찰될 때마다 SI업계는 선행사업뿐만 아니라 본 사업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곤 했다. 극심한 IT경기 침체로 수주 실적쌓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SI업체들이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배척하는 건 현실성 없는 예산 및 과다한 과업 내용 때문이다. 앞뒤 가리지 않는 실적쌓기 수주 관행이 빚은 부작용과 역효과를 이미 뼈저리게 경험한 SI업체들이 이대로는 사업을 하지 못하겠다고 자성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다.
의욕을 갖고 사업에 임하더라도 업무 범위와 내용이 여러 차례 변경돼 투입되는 인력과 자원은 예상 외로 크게 늘어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I업계에서는 전자정부 등 공공 프로젝트 발주 및 사업관리 등을 총괄하는 전담기구 혹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간혹 전자정부 담당 공무원들이 SI업체를 대상으로 왜 사업에 참여하지 않느냐고 닦달도 하고 협조도 요청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채 이런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SI업체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공무원들 스스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컴퓨터산업부·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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