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20일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영등위는 이날 모바일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미흡, 게임물 저작권 심의 방치, 심각한 지경에 이른 도박사이트 현금충전 문제 등 문광위 소속 위원들로부터 잇따른 질타성 문제제기에 곤혹을 치렀다.
이날 ‘뭇매’는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전체 절반 가량이 법적으로 규정된 게임물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채 버젓이 서비스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부터 시작됐다. 영등위가 답변자료로 밝힌 ‘모바일게임 모니터링 보고서(2004년 4월)’에 따르면 모니터링 당시 이동통신사에 제공된 모바일게임 150개 중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이 전체 47.3%(71개)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더구나 같은 의무조항인 등급표시도 등급분류를 받은 79개중 불과 14개(17.7%)만 따랐을 뿐 나머지 74.7%인 59개는 표시의무를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재홍 의원(열린우리당)은 영등위측에 “게임 등급분류 제도가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선택할 때 바른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등급분류 미필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강력한 제제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계진 의원(한나라당)도 최근 한 유명 게임포털 담당자가 사이버머니를 직접 대량 현금 판매해 구속된 사건을 들며, 도박게임 관련 사이트의 ‘사이버머니 직접 충전’에 대한 대책과 영등위의 안일한 사후 관리를 질책했다. 이 의원은 특히 대다수 포털에서 고스톱,포커, 마작 등 도박류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면서 그와 관련된 사이버머니, 아이템 구매시스템에 탈법적 범죄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에도 심의 및 사후관리는 전혀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소비자의 막대한 재산 피해는 물론 세금포탈까지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니 만큼 근절대책을 강구하라”며 영등위를 몰아붙였다.
영등위에 대한 공격은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의 ‘외국인 여성 성매매 방기하는 영등위’ 질의에서 극에 달했다.
이 의원은 한국사회학회의 ‘외국여성 성매매 실태조사’를 인용하며 “응답한 외국인 여성 성매매 종사자 195명 중 ‘예술흥행(E-6)’ 사증(비자)을 발급받은 사람이 90.9%였다”며 “이 가운데 66.8%는 한국에서 공연예술인으로 활동할 것으로 믿고 오디션을 거치기는 했으나 대체로 어떤 일을 할지 모르고 입국해 성매매에 이용당했다”고 밝혔다.
예술흥행 사증이 본래 목적과는 달리 ‘성매매’ 여성의 충원 제도로 운영돼 왔으며 이는 관광업소 종사 외국연예인의 사증 발급 추천 업무를 담당하는 영등위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영등위는 공연을 할 수 없는 함량 미달의 외국인들도 거의 제한 없이 추천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반려 실적이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호·정진영기자@전자신문, jholee·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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