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민운동 아직 먼길"

김종길 덕성여대 사회학과 교수 분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민단체 홈페이지 온·오프라인 연계 조직화

 “인터넷 시민운동의 갈 길은 아직도 험난한가?”

 최근 탄핵 정국과 인터넷실명제 이슈 등으로 인터넷 시민 운동이 여론을 주도하는 중심 축의 하나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향후 활동 성과에 기대가 모아졌다.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주요 단체들은 비단 정치 이슈 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 침해 등 정보인권보호 등에 대해 네티즌 여론몰이와 담론 형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진정한 인터넷 시민운동의 실현은 요원하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무엇보다 인터넷 시민운동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쌍방향 조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홈페이지 없는 곳 ‘수두룩’=김종길교수(덕성여대 사회학과)는 최근 ‘한국민간단체총람’에 수록된 부문별 시민단체 중 일정 수준의 활동을 전개하는 819개를 대상으로 홈페이지 유무 현황을 조사하는 등 ‘인터넷 시민운동의 특성 및 전망’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표1 참조>

 이 조사에 따르면 일반예상과 달리 조사 대상의 42.1%인 345개가 홈페이지 조차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99년 총 2만 여개 시민사회 단체 중 홈페이지를 보유한 곳이 15%에 못 미쳤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향상된 것이나 시민운동의 정보화 수준이 여전히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 보고서는 대다수 시민단체가 홈페이지를 마련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홈페이지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 및 인력의 부족을 꼽았으며 홈페이지가 있더라도 업데이트를 제때 하지 못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지적됐다.

 ◇온·오프라인 연계도 미흡=이번 연구에 의하면 인터넷 시민운동의 성공 포인트인 ‘온·오프라인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홈페이지를 보유한 단체 중 종합형, 여론 주도형 단체 174개를 집중 조사한 결과 온라인의 활동을 현실 오프라인으로 조직화하는 정도는 81.6%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표2 참조>

 이와는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연계 조직화는 67.2%가 양호한 것으로 판정받았으며 시민 운동의 발원 지점도 오프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발전한 경우가 전체의 97.7%에 달했다. 이같은 평가는 현재까지 온라인이 오프라인 시민 운동의 보조적·명목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대변했다.

 ◇과제 및 전망=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관련 학계와 단체들은 인터넷 시민운동의 성공 요인으로 온·오프라인의 연계와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꼽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종길 교수는 “붉은 악마, 촛불 시위 등을 통해 입증됐듯이 인터넷 시민운동이 결실을 거두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이라며 “플래시몹 등 자기 표현의 수단을 제공하는 신선한 이벤트 등도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하는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공개, 정보보호, 정보인권 등 새로운 시민운동 과제가 대두되는 만큼 인터넷 시민운동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진다”며 “블로그, 플래시몹 등 운동방식의 변화와 함께 조직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운영의 변화도 예상된다”고 제언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