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정보화`가 산업 발목 잡는다

정통부, 600개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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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개별 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기업 간 협업 부문 정보화는 크게 미흡해 업종별 협업 모델 정착은 물론 전체 산업 경쟁력 향상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보통신부가 제조·금융·유통·서비스 등 12대 업종 국내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기업정보화수준평가 결과’에 따르면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설비 투자 축소에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전체 정보화 수준은 51.2점으로 전년도 50.92점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사자원관리(ERP), 전자결제시스템 등 기업 내 정보시스템 도입은 크게 증가한 데 반해 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기업 간 시스템 또는 기업 내 시스템 간 통합은 계속 지연돼 업종별 프로세스 통합에 따른 정보화 효과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폐쇄적인 경영 환경으로 인해 전체 기업의 공급망관리(SCM)의 도입률이 20% 수준을 넘지 못하고, 특히 중소기업(종업원 300인 이하)의 도입률은 8.2%에 머무는 등 정보화를 활용해 산업 전체 효율성을 이끌어 내는 노력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침입차단시스템,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 등 기초적인 정보 보안시스템 도입률도 크게 낮아 국내 기업의 보안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침입차단시스템 도입률이 41.9%에 불과하고 44.2%의 기업은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조차 도입하지 않아 기초적인 정보보안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직원수 1000명, 매출액 5천억원 이상인 대형 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크게 향상됐으나 그 이하 중·소형 기업의 정보화는 대부분 정체 또는 소폭 개선 정도에 머물러 기업 규모별 정보화 격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분야 기업의 정보화 수준이 가장 높고 은행·증권 등 금융권이 다음을 차지했으며 건설업과 도소매업이 정보화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가운데 정보화 투자 및 인력 등 양적 지표는 성장 둔화 또는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전체 설비투자 감소(△1.2%)에 비해 정보화투자 감소 비율(△0.04%)이 상대적으로 낮아 정보화가 점차 우선 투자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정보화계획(ISP) 수립, 정보화 투자분석, 사용자만족도 조사 등 질적 지표도 점차 개선돼 국내 기업의 정보화가 정보시스템 도입에 치중하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투자대비 효과를 강조하는 질적 성장 단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정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기업정보화수준평가 결과를 조만간 공식 발표하고 △정보화 성공 레퍼런스 보급 △기업 간 협업 모델 수립 △ 중소기업 정보화를 위한 ISP개발 △정보화 기반인프라 활용성 확대 등 국내 중소 기업 및 정보화 취약 영역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 추진할 계획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