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지역 문화산업 발전의 관건

 지역문화산업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지역혁신체계를 모토로 문화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육성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에 많은 지역들이 문화산업을 주력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문화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많은 지역들이 섣부르게 열매를 거두려고 시도할 경우 노력과는 달리 충분한 결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 문화산업이 영글기까지는 문화적 토양에 더하여 산업적 역량이 성숙할 수 있는 준비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제조업이나 IT산업과 달리 문화예술적 소양과 ‘원소스 멀티유즈’의 특성이 중요한 문화산업의 경우 특정산업의 부분적인 집중 육성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할 부분이 많다.

 문화산업의 경우 지역내 발전을 위한 기초 토양의 다짐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된 이후 전문적인 산업영역의 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 단계에서는 업종의 구분 없이 인프라를 공고히 하는 작업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외국의 많은 지역 클러스터의 경우 육성과 결실을 맺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적 자산이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상업화의 결실을 맺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은 문화산업이 단순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오히려 문화산업은 기본 체력과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스태미너의 공급이 가능한 지역에서만 성공할 수 있는 ‘선택적 산업’이다.

 이런 맥락에서 궁극적으로 문화산업의 지역내 성패의 열쇠는 창조력과 문화자산의 기본이 되는 ‘사람’과 ‘지식의 공유’라는 인프라의 조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인력의 양성은 물론 지속적으로 업체의 종사자들과 전문인력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지역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고가장비의 활용 등과 관련해서도 하드웨어의 투자 이외에 반드시 투입되어야 할 부분은 그러한 고가장비에 대한 유지비용과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다. 오히려 최근에는 지역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뤄져 수도권보다 더 고가의 훌륭한 장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장비의 활용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 투자돼 있거나 발전의 가능성을 보이는 많은 싹들이 보이지만 제대로 된 성과가 안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라 할 수 있다. 지역내 대학들 가운데에도 동일한 프로그램이 중복 운용되거나 훌륭한 외부인력을 유치해 활용하면서도 지역내 공동 활용의 노력이 부족한 것은 인적 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공동 활용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산·학·관·연 포럼과 함께 지식공유가 상설로 일어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대학간의 학점 교류제 등 가시적인 노력을 할 때 이러한 문제들이 단계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외국 기업의 전문 인력이나 연구개발(R&D)센터 등의 유치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산이 바탕이 돼야 하는 문화산업의 경우 충분히 검토되어야 할 사항이다. 지역의 문화자산, 창조적인 지식이나 토양이 외부의 투입요소에 체화되어 일정한 성과를 내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제조업과 달리 인내력이 오래도록 요구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필요로 하거나 도저히 지역내 수혈이 어려운 부분, 지역과 보완하여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외부로부터의 도움이 이루어질 때 그러한 시도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돈’이지만, 돈이 투여되기 전에 살펴보야 할 부분이 그러한 돈이 공적자금이건, 민간의 투자자본이건 간에 돈을 받을 자세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귀중한 투자금액들을 쏟아붓기 전에 과연 그에 대한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졌는지 찬찬히 주변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병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연구원 yurifin@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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