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고유영역 파괴 바람이 거세다. 돈 되는 분야로 몰리기 때문이다.
수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사 분야로 진출하는가 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소한 분야로 영역을 개척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외국 유명기업과의 제휴는 물론 인수합병(M&A) 시장을 꾸준히 노크하고 있다.
IT기업이 이 같은 변신이 가능한 이유는 굴뚝 산업과는 달리 대규모 시설 투자가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업종 전환이 쉬운 ‘카멜레온형 기업’이기 때문이다. 색깔을 바꾸는 것은 일종의 생존 본능인 셈이다.
예스테크놀로지(대표 김재중 http://www.yestech.co.kr)는 최근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킹 시장 공략을 위해 유비쿼터스 비즈니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뷰소닉사와 국내 제품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최근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확대되면서 일상생활에서 PC의 활용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무선랜 영업팀을 강화한 것이다. 컴퓨터통신통합(CTI) 대표적인 기업이던 이 회사는 현재 음성기술업체로 변신했으며 이번 사업모델의 성공여부에 따라 디스플레이스 기업으로 진화를 거듭할 전망이다.
CTI분야의 엔써커뮤니티(대표 최준환)도 본래 사업분야보다는 귀금속과 IT제품 유통 쪽으로 변신했다. 유통, 특히 귀금속 유통으로의 변신은 많은 화제거리를 만들어 냈다.
음성기술 선두업체 중 하나였던 SL2(대표 전화성)는 이 시장에서 거의 철수, 최근에는 콜센터 시스템통합(SI)사업 쪽에 주력하고 있다.
음성기술 1위 업체인 보이스웨어(대표 백종관)도 최근 음성기술은 주력으로 갖고 가되, 매출 확대를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중이다. 물론 인수·합병(M&A)도 전략 중 하나다. 인수 대상기업의 사업분야보다는 매출과 수익이 가장 중요한 잣대다.
이외에도 소프텔(대표 이승구)이 지난주부터 KTF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한 최저가·비공개 낙찰방식 경매 서비스 ‘유일독존( http://www.u1zone)’을 시작했으며, CTI기업 시스윌(대표 김연수)도 최근 무선인터넷 사업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고전으로 신규 수익원을 찾거나 위험 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해 CTI 업체는 음성기술·무선인터넷, 음성기술업체는 CTI, 솔루션기업은 서비스·유통 등으로 업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규 사업 진출이나 업종 변경은 기업들마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니 만큼 충분한 검토작업 후에 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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