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휴대인터넷 도입 조건

 최근 정부 및 업계에서는 ‘차세대 이동통신’을 비롯, 지난 8월 발표한 ‘IT 9대 신성장 동력’의 실천방안에 대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차세대 이동통신은 음성은 물론 문자, 그림,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인터넷망과의 연동을 통해 고속·고품질로 송수신하는 서비스다. 그 첫 번째 사업이 휴대인터넷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휴대인터넷 서비스는 휴대형 단말기를 이용하여 무선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무선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사용자별 1Mbps)를 제공하여 영화 및 동영상 등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하며, 정지 및 이동중(60km/h 정도)에도 기존 유선 인터넷이나 무선 인터넷에서 사용하던 내용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WCDMA를 비롯하여 이동전화망을 통해 제공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중·저속의 데이터를 높은 서비스품질과 함께 전국을 커버하지만 비싼 요금으로 인해 서비스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다. 반면 휴대인터넷은 현재의 무선 데이터 서비스보다 저렴한 고속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로 네트워크 게임, 웹 브라우징 서비스 등 동영상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도심지 중심으로 제공하면서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로 인한 모바일 데이터 시장의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러한 휴대인터넷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단계에서 주파수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이동성·핸드오프기능·기지국을 이용한 셀 구성·휴대 단말기 사용 등 이동전화와 동일한 특성을 보인다.

 또 휴대인터넷의 핵심기술인 고효율의 변복조 기술, 안테나 효율을 높이는 기술(스마트 안테나, MIMO 등)들이 미래 차세대 이동통신에 사용될 핵심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휴대인터넷 서비스는 이동통신 발전경로인 1세대(AMPS), 2세대(CDMA), 3세대(cdma2000, WCDMA)에 이어 4세대인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4G이전단계(Pre-4G)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휴대인터넷과 같이 주파수를 이용해 망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는 기존의 이동통신 운용 경험과 노하우의 필요성이 더욱 중시될 것이다. 아울러 휴대인터넷 서비스 도입과 관련하여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관련 기술의 채택이다.

 현재 휴대인터넷 관련 기술은 일부 해외사업자가 초기 시스템을 개발,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시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산·학·연이 공동 참여해 2004년 개발완료를 목표로 기술개발 중에 있다. 휴대인터넷과 같이 새로운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을 선정함에 있어, 과거 CDMA 도입당시 퀄컴에 종속된 것과 같은 과오를 또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외국기술을 무분별하게 도입하기보다는 국가경제 및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국수주의적 발상이 아니다. 아직 국제표준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표준으로 채택되지 않은 외국기술을 도입해 외화를 낭비하기보다는 산·학·연이 공동 개발중인 기술을 국내 실정에 맞게 최적화시켜 성공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국제표준 및 관련기술 개발에서의 국제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부에서 제시한 ‘차세대 IT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차세대 이동통신’을 준비함에 있어 그 첫 번째 관문인 휴대인터넷을 어떠한 모습으로 시장에 도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둘째 국내시장 활성화를 통한 관련 산업기반을 구축하며, 셋째 세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라는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사업자는 물론 정부 및 관련 연구기관 모두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최대한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협력하여야 할 것이다.

◆서종렬 SK텔레콤 상무(차세대무선인터넷사업추진단) simonsuh@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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