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폰·BT·텔레포니카 등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통신업계에 자사주 매입 붐이 일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브리티시텔레콤(BT), 보다폰, 텔레포니카 등 EU 각국의 통신업체들이 최근 수익개선과 채무감소가 이어지면서 여유 현금을 자사주 취득에 할애하고 있다.
이는 여유자금을 기업인수(M&A) 등 사업 확대에 투입했던 이전과는 달리 기업들이 통신산업의 거품 붕괴를 경험하면서 안정 노선을 중시하겠다고 발상을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BT그룹은 올해 9월 중간 배당을 주당 3.2펜스(약 60원)로 작년 대비 42% 늘린 동시에 자사주 매입에도 착수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BT는 9월말 현재 순부채가 88억파운드(약 10조원)로 1년전에 비해 33%나 감소했다. 이 회사 바바이엔 사장은 “자사주 매입은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보다폰은 지난달 25억파운드(약 4조5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보다폰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9월 중간배당 역시 작년 대비 20%나 늘려잡았다. 이는 9월말 현재 순현금수지(캐시플로) 흑자가 46억파운드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보다폰은 그동안 특유의 M&A 전략에 따라 내부 유보율만을 중시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익환원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도 지난 주 2003∼2006년 사이에 최저 40억유로(약 5조2000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텔레포니카는 이 기간중 270억유로 이상의 캐시플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배당 및 부채상환액 등을 뺀 나머지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포르투갈텔레콤 역시 내년 말까지 자사 발행 주식의 10%를 취득할 예정이며 스위스텔레콤도 조만간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영 체제를 재정비하고 있는 도이치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네덜란드의 KPN 등도 내년 무렵 잇따라 자사주 매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의 통신업계는 지난 2000년을 전후로한 통신산업 버블 당시 이익금 및 차입금을 인터넷 기업 M&A나 3세대(3G) 휴대폰 사업 면허취득에 쏟아부었지만 신규 사업에서의 실적부진 등으로 경영 위기를 맞은 바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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