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고 싶은 것은 인간본능에 속한다. 그래서 일까. 요즘 서점가에 예언서가 인기라고 한다. 최신판은 지난 5월에 나온 책이다. 조선말 평안도에 살았던 한 노인이 남겼다는 예언서다. 이 책에는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과 북핵문제 등 파장이 큰 민감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이를테면 언제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식이다.
우리나라의 예언서로는 격암유록과 토정비결 등이 있다. 그러나 예언서의 대표격이라면 아무래도 프랑스의 노스트라다무스가 쓴 4행시 제세기(諸世紀)를 들 수 있다. 자신의 죽음은 물론이고 히로시마 핵투하,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등장까지 예언했다니 놀랍다.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
예언서는 시대상황과 연관이 있다.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울때 사람들은 예언서에 주목한다. 어디 기대곳이 없나 주위를 둘러보기 마련이다. 선거철이나 입시철을 맞아 점집이 북적대는 것도 그런 심리의 표출이다.
지금 우리 현실이 정리되고 안정됐다고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라 전체가 마치 헝클어진 실타래같다. 막힌 곳은 뚫고 맺힌 매듭을 풀어어야 하는데 지금의 현실은 그 반대다. 더 엉키고 있다. 지역·세대간 갈등에다 경기전망도 비관적이다. 게다가 민의를 수렴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국회는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IT관련법이나 민생법안은 폐기위기다. 정쟁이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옛말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라지만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사생결단식이니 사태는 더욱 꼬인다. 욕심이 없으면 모든게 넉넉하고 구하는게 많으면 언제나 부족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요즘 국민의 관심사중 두가지를 들으라면 단연 하나는 경기회복시기다. 언제쯤 경기가 되살아날 것인가. 대답은 ‘모른다’다. 그동안 몇번 연구소나 기관 등에서 전망치를 내놓긴 했지만 빈말이 됐다.
다음은 정치권 비자금 수사건이다. 언제쯤 사건이 종결될까. 역시 대답은 ‘알수 없다’다. 수사주체인 검찰도 종결시기를 확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니 예언서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납득이 안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예언서는 어디까지나 예언서일 뿐이다. 불확실하다. 틀리면 그저 허허 웃고 만다. 이런 예언을 맹신하면 탈이 생긴다. 미래가 불안하면 사전에 대비책을 마련하면 그만이다.
미래는 그 시대 노력의 보상물이다. 그 시대를 산 사람의 작품이다. 우리는 과거에 매여 사는 게 아니다. 미래를 보고 산다. 프랑스의 사상가 베유는 “미래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는 바로 우리한테 달려있다.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살맛나는 미래만들기다. 기업의 내일은 오늘 그 구성원의 노력이 담보한다. 나라의 미래는 오늘을 사는 국민이 결정한다. 이공계 기피현상도 우리 책임이다. 전국 이공계 대학 교수들이 어제 건의문을 발표하며 이공계 살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날 우리가 이공계를 살렸다면 지금 이럴 이유가 없다. 차세대 성장동력도 우리가 찾아야 한다. 오늘 신성장산업을 육성해야 내일 기업과 국가가 성장한다. 각자 투명함과 개방적인 자세로 미래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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