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공급 한계 인식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휴대폰을 공급해온 팬택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예상보다 빨리 동남아시아 등 신규 시장에서 독자브랜드 시대를 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텔슨전자·세원텔레콤 등 주요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올해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더 이상 단순한 ODM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새롭게 진출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독자브랜드 제품을 앞당겨 출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독자 브랜드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역시 기술 중심의 제품화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대목”이라면서도 “하지만 독자브랜드 사업은 마케팅 등 비용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ODM 업체들의 수익 악화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팬택(대표 이성규)은 지난 15일 대만에 26만 컬러 듀얼 LCD, 33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휴대폰 2종을 독자브랜드로 출시했다. 팬택이 독자브랜드로 휴대폰을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독자브랜드 계획을 앞당겨 연말까지 러시아·동남아·중동·중남미 등의 시장에도 독자브랜드로 진출, 집중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특히 독자브랜드로 대만에 올해 말까지 3만대를 공급하고 내년에는 유통망 확충을 통해 30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팬택 영업본부장 전현수 상무는 “이번 대만 시장 진출은 팬택 브랜드로 이루어지는 첫 수출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며 “지속적인 해외 시장 다변화를 통해 세계 10대 브랜드로 조기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텔슨전자(대표 한남수)는 4분기부터 중남미 등에 유통업체를 통해 텔슨 브랜드로 휴대폰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 외의 신규 시장에서 유통 모델은 독자브랜드로, 사업자 모델은 ODM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내년 독자브랜드의 비중은 총매출의 1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슨텔레콤(대표 홍성범)은 태국·대만·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기존 무선전화기와 무전기 유통업체들이 맥슨 브랜드를 그대로 탑재한 휴대폰 공급을 요구, 독자브랜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맥슨텔레콤 관계자는 “맥슨은 동남아 등지에서 지난 30년 동안 무전기와 무선전화기 사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