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률 아직 낮고 가격 여전히 비싸
바코드를 대체하며 유통 및 재고관리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무선태그(RFID)의 갈길이 멀다.
최근 RFID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낮은 인식률·비싼 가격 등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외신은 최근 세계 최대의 유통 업체 월마트와 미국 국방부가 모든 납품 업체에 2005년까지 RFID 칩을 장착할 것을 요구하는 등 RFID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움트고 있고 여러 업체들이 도입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남겨놓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로이터는 실제로 최근 에일리언테크놀로지, 필립스 등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칩 생산 업체들과 IBM, 액센추어 등 컨설팅·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신시장을 노리고 행보를 빨리하고 있는 등 낙관적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보도는 “낮은 인식률과 여전히 높은 가격·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RFID 기술이 실생활에 파고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아픈 곳을 건드렸다.
실제로 RFID는 잡음 없는 무선 신호 송수신이 어려워 RFID 태그의 인식률은 99%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바코드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형편이다. 또 장애물이나 주변 사물에 따라 신호가 왜곡되는 경우도 생긴다.
가격이 높은 것도 문제. 현재 RFID 칩의 개당 가격은 20∼30센트 정도로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는 여전히 비싼 편이다. RFID 기술에 맞게 모든 유통 및 전산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은 더욱 올라간다. 업계에선 칩 가격이 개당 5센트 이하로 떨어져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DC의 크리스토퍼 분 애널리스트는 “RFID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으며 실시간 유통망 관리는 아직 미래의 약속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단체들이 끊임없이 사생활 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소비자 단체들은 무선 인식 기술로 소비자의 위치 및 행동 반경, 구매 습관 등이 파악돼 소비자 의사에 상관 없이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구축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으로 설정된 월마트와 국방부의 RFID 채택 도입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까지 RFID 관련 기술을 완비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