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한국에 유비쿼터스컴퓨팅연구소를 설립키로 하면서 모처럼만에 찾아온 낭보로 IT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진대제 장관과 정통부도 IBM에 이어 선, HP,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차례로 유치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IBM이 투자를 결심하게 만든 한국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4000만여 인구에 미국 본토 주 하나에도 못미치는 땅덩어리를 가진 한국은 냉정하게 판단해 시장성이 없다.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일까.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국에 투자하면 될 일이다. 실제로 IBM은 이미 중국, 인도, 일본 등에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번 연구소 설립을 주도한 닉 도노프리오 IBM 부사장은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한국의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협력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세계적인 기업이란 덩치가 큰 대기업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는 업체를 가르킨다. 최근 IBM은 미국 본사 차원에서 유비쿼터스컴퓨팅 분야에 10여개 업체와의 기술제휴를 발표했다. 제휴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작지만 플랫폼, 무선, 미들웨어 등 해당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하게도 삼성, LG, 현대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 정부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글로벌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상암동에 디지털미디어시티를 조성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한반도가 동북아 허브에 걸맞도록 물류, 통관 등 기간시설을 정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IBM이 매력을 느꼈던 것은 그런 물리적인 환경이 아니다. IBM은 마음만 먹으면 땅을 사고 직접 투자를 할 수도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가 단기의 성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투자해야 할 것은 바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인재 육성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을 한국으로 불러모으려면 우리 역시 세계적인 기업들을 갖고 있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보사회부=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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