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초고속인터넷망 분야에서의 앞선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이동통신 기술이나, 휴대폰 기술 역시 세계에서 인정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은 IT의 중심이 되는 유무선 인터넷 분야의 선도국인가. 이에 대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아직까지 쉽지 않다. 이유는 한국이 하드웨어적인 인프라에 이어 소프트웨어부문에서 전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기술 및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아직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요한 기반 중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한글 인터넷 주소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자국어 인터넷 주소이다. ‘.’이나 ‘com’등이 필요 없는 순수 한글 이름만으로 인터넷이 연결되도록 하는 한글 인터넷주소는 이미 3∼4년전부터 일반 기업,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들을 중신으로 사용돼 왔다. 이 기술은 한글 관련 학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표준으로 선정되고, 대부분의 ISP에서 기본 서비스로 채택하는 등 국내 인터넷망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진보성과 편리성에 의해 자국어 인터넷 주소는 UN을 비롯한 해외의 주요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일부에서는 이러한 창의적인 발전을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애써 폄하하려 들어 안타깝다.
자국어 인터넷 주소의 중요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터넷 네이밍에 관련된 발전단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60년대 인터넷 개발에 이어 1990년대에 인터넷은 일반 사업자에 의해 접속이 상용화되고 1994년에 www붐을 타고 급격히 일반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상용화된 이후에는 사실상 컴퓨터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이는 이미 인터넷은 기관의 이름, 상품의 브랜드명 등으로 사용자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술적, 행정적 편리를 위해 영문 도메인을 사용자에게 강요할 단계는 지났다. 이제 영어권이 아닌 각 국가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서비스 자체의 이름에 대한 자국어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자국어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인터넷 표준 기구인 IETF에서는 작년 10월 뒤늦게 자국어 주소를 영문 도메인과 혼합하는 IDN(International Domain Name)을 표준안으로 제정했다. 그러나 자국어 주소의 특성상 영문 도메인과의 혼합은 편리성을 크게 제한한다. IDN 형태인 ‘www.삼성전자.kr’의 경우 영어와 자국어가 혼용돼 완전한 인터넷 도메인 독립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IDN 형태는 자국어 인터넷 주소를 확산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이 확산되는 미래에는 네이밍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는 컴퓨터가 생활 곳곳에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는 자국어 인터넷주소의 키워드가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국어 인터넷 주소는 진보성, 편리성, 시장에서의 선택이라는 당위성에 추가해 미래의 기반 기술의 핵심 요소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국어 도메인분야에서 한국이 강점을 갖는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한글이라는 완벽한 문자 체계 때문이다. 한국어는 한글이 아니면 완벽한 표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영어로 된 도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이 다른 나라의 몇 배 이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국내에 보급된 초고속망의 규모와 이동통신 서비스의 규모를 감안할 때 자국어 인터넷주소 서비스에 의한 인터넷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도입 및 전자상거래의 확산이 충분이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자국어 인터넷주소는 도메인이 아니다. 도메인을 뛰어넘어 미래에 전세계 인터넷에서 사용돼야 할 혁신적인 기반기술이다. 이제 자국어 인터넷주소가 도메인이 아닌 유사도메인이라고 폄하하거나, 한국에서 개발된 국내용 기술이라고 치부하는 소모적인 논쟁은 중단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국가적으로 육성해 전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핵심 기술인 것이다.
◆ 넷피아닷컴 박태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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