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경기 `대세 상승`

주요업체 분기실적 `기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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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잇따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반도체경기 회복론이 다시 한번 힘을 받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3분기에 잇따라 예상을 넘어선 순익을 내면서 반도체경기 희망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럽 최대업체인 ST마이크로가 3분기에 적자 전환을 기록하는 등 섣부른 회복론 예상을 경계하게 만들고 있다.

 ◇실적이 오른다=3분기에 실적 호전을 보인 업체는 인텔을 비롯해 TI·AMD·모토로라 등 미국업체, 유럽의 필립스, 아시아의 삼성전자·하이닉스·차터드 등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일본 NEC도 예상을 넘는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파운드리업체들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결국 미국, 유럽, 일본, 아시아 등 전지역에서 고른 실적 상승의 바람이 일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3분기에 순이익이 142% 늘어난 점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 여기다 2위인 삼성전자가 플래시 메모리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이 2분기 대비 40% 성장한 2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TI도 순이익이 138% 늘었다.

 투자업체인 니드햄의 댄 스코벨 애널리스트는 “분명히 반도체산업의 상황이 매우 호전됐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협회(SIA)측은 올해 반도체시장이 10.1% 증가에 머물겠지만 내년에는 16.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두고봐야한다=그동안 반도체시장의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던 ST마이크로가 3분기에 491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올린 1억312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의 늪으로 추락한 것. ST마이크로는 “구조조정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 적자를 기록했을 뿐이며 매출은 9.6%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실적은 대세 회복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비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여전히 힘겨워하고 있다. 유럽 2위 반도체장비업체인 ASMI는 3분기에 107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9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 회사는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 NEC 등 몇몇 업체들이 최근 자본투자 규모의 확대를 밝혔지만 인텔 등은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장비업체들이 시장조사업체의 장미빛 전망처럼 내년에 급성장을 기록할지는 안개 속에 쌓여있다.

 ◇대세는 상승이다=이미 반도체 팹의 가동률이 90%를 넘어서 회복론으로 추가 기울고 있다. 전문가들은 “팹 가동률 90%는 반도체업체들이 생산 설비 증강에 나서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높은 팹 가동률이 이어질 경우 설비투자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TI, 인피니온, AMD 등이 지갑을 열기 시작할 것이란 분석이다. TSMC, UMC 등 파운드리업체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는 조짐도 감지된다. 또한 르네사스, 도시바, NEC, 엘피다 등 일본업체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투자를 감행, 자극제 역할을 맡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