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지역IT기업을 위한 배려

 최근 인천에 소재한 IT기업이나 인천지역 출신 IT관련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한 인천IT기술상이 출범했다. IT산업 관련 시상제도가 하나둘이 아니지만 인천이라는 지명이 붙어있어 유독 관심을 끈다. 과연 시상제도를 운영할 만큼 인천지역에 기술력을 갖춘 IT기업들이 얼마나 있을까하는 우려감에서 비롯된 관심이다.

 인천에 위치한 IT기업 CEO들은 인천이라는 지역적 위치가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인천 기업들도 타 지방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 시장을 감히 넘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천 지역에서 창출된 IT수요를 인천 업체들이 독식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천 수요의 대부분은 서울에 위치한 대기업들의 몫이다.

 결국 인천 기업들은 비싼 임대료를 물어가며 서울에 사무소를 내고 영업인력을 상주시키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되지는 않고 있다. 지역기업들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수도권이라는 방대한 시장을 뒤로 두고 있는 인천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천IT기술상이 출범한다는데 우려감부터 드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부분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 자본이 서울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에서 상을 받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몇개냐 되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상을 수상해도 그에 상응한 혜택이 없다면 상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가 기우였음을 깨닫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심사가 하루종일 걸릴 정도로 인천지역에 소재한 벤처타운이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수많은 기업들이 상상 이상의 높은 기술을 갖춘 제품들을 응모해 중앙의 어떤 권위있는 상에 견주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 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IT분야에서 만큼은 인천이 결코 소외된 지역이 아님을 웅변해주고 있다. 더우기 이제 조성되기 시작한 송도테크노밸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이같은 인프라를 배경으로 인천이 우리나라 IT산업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도 해본다.

 문제는 이같은 인천지역 기업들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을 활용해 어떻게 상품화하고 시장을 창출해갈 것인가하는 것이다. 지역기업들을 상대적으로 소외시키고 있는 정부의 정책, 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해당지역 기업들의 자세 등은 IT를 기반으로 웅비를 꿈꾸고 있는 인천 IT기업들에게는 넘어야할 힘든 산이다. 물론 이같은 여러가지 문제들이 인천지역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천이외에 지역에 있는 기업들은 인천기업들이 토로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애로를 겪고 있을 지 모른다. 이번에 새로 출범한 인천IT기술상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이같은 지역적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으면 하는 희망 때문이다.

 전국에 산재한 지역기업들의 우수한 기술 및 상품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좌절에 빠져있는 지역기업들에게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편으로는 정책입안자이면서 수요자의 양면성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나 지자체 또는 산하단체나 기업들 스스로 지방토착기업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은 앞으로도 이방인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곧바로 우리 IT산업의 경쟁력을 상실케하는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양승욱·정보사회 부장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