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의 요람으로 30년 동안 번영해온 실리콘밸리가 미래에도 하이테크산업의 기수로 건재할지 아니면 디트로이트처럼 쇠퇴의 길을 걸을지 논란이 일고 있다.
비관론은 주요 하이테크기업들이 개발 거점을 속속 해외로 이전시키면서 예전의 영광은 잊혀질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팽팽히 맞서는 긍정론은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지식과 자본의 중심지로서 하이테크 산업의 선도자라는 점을 내세운다.
◇실리콘밸리는 없다=고급 기술자를 필요로 하는 기술 혁신 기업들의 젖줄 노릇을 해 온 실리콘밸리가 앞으로도 같은 역할을 지속할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 새 주요 하이테크업체들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어 실리콘밸리 역할론을 흔들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주요 업체들이 제품 개발 거점을 해외로 이전시키면서 실리콘밸리의 근로자는 20만명 이상 실직했다. 같은 기간 인도에 위치한 위프로테크놀로지스는 직원이 3000명에서 2만명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 철강 산업으로 번영한 피츠버그 등의 사례처럼 일자리의 해외 이전은 해당 지역 쇠퇴로 이어진다”며 “일단 해외로 넘어간 일자리는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실리콘밸리매뉴팩처링그룹의 칼 가디노 최고경영자(CEO)는 “하이테크산업을 이끌 기술 대혁신이 반드시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리란 보장은 없다”고 우려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 CEO,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 등도 이런 의견에 동의한다. 엘리슨 CEO는 실리콘밸리의 5년 후 모습에 대해 “실리콘밸리라기보다 디트로이트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도 실리콘밸리는 희망=실리콘밸리는 세계 어느 지역도 넘볼 수 없는 풍부한 자본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옹호론자들은 반박한다. 실리콘밸리가 수십억 달러의 벤처 투자를 받는 풍부한 사업 인재들이 있어 앞으로도 기술 혁신의 중심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 또 버클리, 스탠포드 등 일류 대학들이 전세계 우수한 두뇌들을 불러들여 실리콘밸리에 지식 기반을 제공한다.
이미 새로운 기술 혁신을 위해 실리콘밸리의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전미벤처투자협회에 따르면 생명기술분야의 신생업체에 대한 2분기 벤처투자는 1분기 대비 14% 증가한 6억39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에도 54% 늘어난 4억 3700만 달러가 흘러들었다. 이는 같은 기간 7% 늘어난 소프트웨어 투자액 8억6400만달러를 크게 웃돈다. 또 나노기술, 무선기술,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기술 등도 하이테크의 차세대 꿈나무로 실리콘밸리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털클라이너퍼킨스의 파트너인 비노드 코슬라 애널리스트는 “갑자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차세대 혁신의 물결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차세대 혁신은 말 그대로 예측 불허”라고 강조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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