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전세계는 ‘MS 블래스터’라는 웜 바이러스 때문에 홍역을 치뤘다. 전세계의 수백만대 이상의 컴퓨터 시스템에 피해를 준 ‘MS 블래스터’는 많은 변종 바이러스까지 양산해 피해를 확산시켰다. 이뿐 아니라 연초에는 슬래머라는 바이러스가 전세계 컴퓨터망을 ‘느림보’로 만들며 바이러스 대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들 바이러스는 모두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와 전자메일이 가진 보안 취약점을 악용, 전세계 컴퓨터 망을 공격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집중 비난의 대상이 돼온 MS가 이번주중 새로운 보안 정책을 내놓는 등 해커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새 보안 정책 이번주 발표=새로운 보안전략은 슬래머, MS블래스터 등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C넷은 “MS가 주로 패치(patch)에 의존해 온 대기업 및 소비자 보안 정책이 이제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판단, 새로운 보안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MS는 세계 PC용 OS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MS 윈도의 새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바이러스’로 인해 혼쭐이 났다. 해커들이 유독 MS 제품만을 표적으로 삼는 이유는 절대적 시장 지배력, 그리고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성 때문이다.
철저한 바이러스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제품을 먼저 시장에 내놓은 후 문제가 발생하면 패치를 발행하는 MS의 ‘못된 정책’도 해커의 공격을 유발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MS가 현재의 패치 정책을 지양하고 새로운 보안 정책이라는 ‘카드’를 선보이려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패치 정책 더 이상 안먹혀=MS는 윈도 등의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계속해서 코드 제작 방법을 개선하는 한편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사전 경고와 함께 패치를 발행해 왔다. 하지만 패치는 미봉책일 뿐이라는 사실이 최근의 슬래머 웜과 블래스터 웜 사태로서 여실히 나타났다.
시만텍 등 세계적 백신업체들은 “최근의 바이러스는 이전과 달리 기업과 소비자들이 패치를 설치하기도 전에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하는 등 매우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 MS의 패치 전략이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경고했다.
◇사전 차단에 주력할 듯=오랫동안 안전한 윈도와 MS 제품에 목말라온 많은 기업 및 일반소비자들은 MS의 새 보안 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얄라 부사장은 새 보안 정책에 대해 자세히 공개하지 않은 채 ‘보안의 지평을 넓힌다’는 의미의 ‘securing the perimeter’라고만 언급했는 데, 새 보안전략이 MS로 하여금 백신(앤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시장에 보다 깊숙이 들여놓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새 전략 발표전까지 언급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고 있다.
아얄라 부사장은 MS가 수년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보안전략인 ‘신뢰할 만한(trustworthy) 컴퓨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며 “외부 공격이 들어오지 못하게 사전에 어떻게 안전성을 확보하느냐가 새 보안 정책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도 이미 지난달 15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이에 대해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MS가 새로운 보안 정책을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방어 기술(shield technology)’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불한당(bad guy)들이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이 PC에 접속해서 바이러스를 퍼뜨리기 전에 이를 차단하는 방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MS의 새로운 보안개념이 나오더라도 창과 방패격인 해커와 MS간의 보안 싸움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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