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뚜렷한 원인 구명이 안됐던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유발시키는 유전자가 발견돼 치매예방과 함께 치료약 개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정용근 교수팀(노화·죽음도메인 제어연구실)은 1일 ‘E2-25K’로 불리는 단백질 분해 유비키틴 전달제가 치매를 유발시키는 신경 독성 매개유전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비키틴 전달제인 E2-25K는 일반적으로 생체내에서 수명이 다하거나 이상이 발견된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해 해당 단백질을 지정(표지)하는 역할을 하는 유비키틴을 전달하는 유전자.
정 교수는 “치매환자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돌연변이(APPsw)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와 치매증상 환자의 뇌 샘플의 연구를 통해 이 유전자가 신경세포를 죽음으로 유도, 치매병 유발에 관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팀에 따르면 E2-25K 유전자는 노인성 치매환자의 뇌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비키틴B 돌연변이(UBB+1)와 스트레스 인산화 유전자(생명체가 받는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뇌에 축적시켜 신경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결국 치매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치매환자로부터 나타나는 뇌세포 퇴화의 새로운 신호경로를 발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명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 셀 (Cell)출판사의 ‘몰리큘러 셀(molecular cell)’ 9월호에 게재됐으며 특허출원과 함께 공동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외 전문회사들과 연구협의 및 계약을 체결중이다.
정 교수는 “치매병의 아밀로이드 신경독성모델을 연구하던 중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며 “E2-25K의 활성을 조절할 경우 치매 예방과 치료약 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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