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업체끼리 기술 노하우 협력
국내외 장비업체들이 공동 개발한 장비들을 내놓고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하반기 네트워크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두 업체가 초기 기획단계서부터 각 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 개발한 장비여서 의외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품 출시 후 마케팅·영업 과정에서 독자 노선을 밟는다면 결국 동일한 시장에서 동일 장비를 가지고 경쟁하는 형국이 돼 생각만큼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공동개발장비 속속 출시=미국 스리콤은 중국 화웨이와 공동 개발한 중대형 스위치를 올 가을께 한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스리콤은 중국 현지의 화웨이와 설립한 합작사를 통해 장비를 공동 개발·생산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머큐리와 제너시스템즈가 공동 개발한 IP-PBX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르면 9월 중순께 출시될 예정인 이 제품은 두 회사가 각각 하드웨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아 작업을 진행했다.
이밖에 웰링크도 지난 4월부터 캐나다 통신업체인 와이-랜사와 초고속 무선랜시스템 개발에 들어갔으며 올 가을 상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웰링크는 기존 유선 통신네트워크 분야의 기술력과 와이-랜의 무선통신기술을 결합해 이번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개발과 영업은 별도로=스리콤의 한국지사인 한국쓰리콤은 화웨이와 공동개발한 장비를 한국시장에서는 ‘스리콤’ 브랜드로 독점 출시할 예정이며 마케팅 및 영업도 독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올해 출시되는 기업용 중대형스위치에만 해당되는 것일뿐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인 통신사업자용 스위치는 아직 한국내 영업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두 회사가 같은 장비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머큐리와 제너시스템즈도 개발작업만 공동 수행할뿐 출시 후 마케팅 및 영업은 독자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제품 브랜드도 공동브랜드가 아닌 각 사의 브랜드를 부착하게 된다.
다만 웰링크의 경우는 협력업체인 와이-랜이 국내 시장에 별다른 사업기반이 없는만큼 국내 영업은 웰링크가 독자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 신뢰가 관건=지난해 하반기 공동개발한 장비를 출시했던 국산업체 A사와 B사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한 쪽에서 공동개발제품 사업에 대한 계획을 수정하면서 제품 업그레이드도 쉽지않아졌고 마케팅면에서도 시너지효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공동개발장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단계에서 협력관계를 마케팅 및 영업단계까지 계속 이어나가야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A사 관계자도 “공동개발 협력관계를 지속해나가 시장 진입 과정에서도 공조체계가 약화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충고했다.
머큐리와 IP-PBX를 공동 개발한 제너시스템즈의 강용구 사장도 사업 성공의 관건으로 상호 협력을 꼽았다. 강 사장은 “독자 영업을 하더라도 각 사가 영업기반을 갖고 있는 분야가 다른 만큼 사전에 조율한다면 서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