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에는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두가지가 있다. 상대적인 개념이긴 하지만 휘파람과 같은 것은 전자이고 방송으로서 TV는 대표적인 후자다.
인류문명사를 보면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에서 무거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된 듯하지만 TV는 1970년대 들면서 리모컨이 개발됨으로써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해왔다. 즉 리모컨으로 간단히 소리를 낮추거나 들리지 않게 할 수도 있었고 색상을 변화시키며 특히 채널을 쉽게 바꿀 수 있다.
그러다가 80년대 들어 탄생한 인터넷은 정보가 모니터에 글자로 나타났으며 소리도 거의 없어 TV보다 한층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이 됐다. 물론 지금은 초고속통신망의 발전에 힘입어 동영상이나 음성이 추가됨으로써 무거운 커뮤니케이션이 돼가는 듯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편으론 블로그처럼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휴대폰 또한 단문메시지 사용자가 늘면서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90년대 많은 엔지니어들이 예상했던 꿈의 제품은 복합기였다. 단말기 한대로 거의 모든 전자제품의 기능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TV로 컴퓨터를 하고, 컴퓨터로 TV를 시청하며, 복사기 한대로 팩스, 프린터 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제품이었지만 사실 시장에서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커뮤니케이션이 가벼워지고 무거워지는 것은 기술과 시장이라는 변수에 달렸다. 사업을 다각화할 때 기술력이 있는 제조업체일수록 기술 중심의 다각화에 빠져들기 쉽지만 성공확률은 시장 중심의 다각화가 높다.
시장에 따라 누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어디서 구입해 어떻게 지불할 것이냐 하는 사항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시대적인 추세인 가벼운 커뮤니케이션과 시장 중심의 사업다각화는 목표와 수단이다. 경기회복 조짐으로 미래 유망사업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체라면 이 두가지를 고려해 봄직하다.
박재성 논설위원 j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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