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범국가차원에서 기획하고 있는 신성장동력을 위한 10대 미래전략산업인 차세대 이동통신, 홈 네트워크,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등의 분야에는 임베디드 SW가 핵심기술로 들어간다.
임베디드SW 분야 플랫폼은 전세계에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태다. PC의 뒤를 이을 임베디드SW 시대를 지배하기 위한 국가간 연구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유다.
이들 대부분은 오픈소스인 임베디드 리눅스 등을 플랫폼으로 삼고 있다. 널리 알려져 있듯 MS사는 개인용 컴퓨터(PC) SW의 플랫폼을 윈도즈 시리즈로 석권함으로써 PC 관련 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도 만약 디지털홈 분야를 윈도CE가 장악한다면 정보가전 분야의 MS종속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일본에서는 그동안 트론(TRON)이라는 산업체 표준을 사용해 왔으나 최근 소니와 마쓰시타를 중심으로 가전제품에 리눅스를 사용하기 위한 CE 리눅스 포럼(CELF:Consumer Electronics Linux Forum)을 창설했다. 이 포럼에는 히타치, 샤프, NEC, 도시바 등 일본 업체는 물론이고 네덜란드의 필립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등 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부가 세계 최고수준의 디지털 홈을 조기에 구현, 국민의 디지털 라이프를 실현하고 IT 강국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목표로 1000만가구 규모의 디지털홈 구축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임베디드SW기술센터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내에 설립하여 임베디드 리눅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대학 ITRC 육성·지원사업을 통해 건국대학교 SW연구센터 등에서 리눅스 기반 임베디드시스템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도 올해 초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산업협의회를 결성하여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임베디드SW 플랫폼 표준 수립을 추진하는 등 국내 임베디드 SW 기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홈 구축의 밑그림을 그리게 될 시범서비스를 수행하는 업체가 디지털홈의 중심 기기인 홈 게이트웨이의 운용체계(OS)로 MS사의 윈도 CE를 채택하려다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각국은 현재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떤 임베디드SW 플랫폼을 채택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선택이 향후 세계 디지털홈 서비스의 표준으로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기술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상황에서 시범서비스 업체가 국외 특정회사의 OS를 선택하는 것은 임베디드SW 응용분야, 특히 디지털홈 분야의 국내외 시장마저 외국기업에 주도권을 내어주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임베디드SW 플랫폼으로는 현재 신뢰성과 보안성이 검증 가능한 오픈소스 기반으로 국내에도 어느정도 기술축적이 이루어져 있고 자체적으로 유지보수가 가능한 임베디드 리눅스가 가장 적합한 선택일 것이다. 세계 일류의 가전제품 기술과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환경을 십분활용하여 임베디드 리눅스 및 관련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턱 없이 부족한 임베디드SW 분야의 고급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임베디드 시스템 설계 등 고급전문인력이 갖추어야 할 기술은 대학졸업후 10여년 이상 실제경험을 축적하여야만 얻을 수 있는 고급기술이며 이러한 인력은 단기간에 양성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함과 아울러 장기적으로 산·학·연·관이 협력하여 고급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오는 2010년까지 세계 2대 임베디드SW 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결코 아니기에 하는 충고다.
◆김문회 건국대 SW연구센터장 mh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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