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바현)=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도쿄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광산업전문전시회 ‘인터옵토 2003’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업체 관계자들의 모습은 풀 죽어 보였다. 예년보다 못한 전시회의 열기도 그렇거니와 향후 시장전망을 낙관할 기미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무력감이 그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특히 광산업을 시작한 지 3∼5년된 국내 업체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보였다. 성과에 대한 질문에 대해 “카탈로그만 가져간다”가 대부분이었다.
출품 제품을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기 위해 상담에 총력을 기울이거나 사전 약속한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전시회장을 벗어나 분주하게 다니는 업체도 눈에 띄었지만 극소수에 불과할 뿐 대부분이 힘없이 부스를 지키고 있었다.
모 국내업체 사장은 “나름대로 준비한 제품을 들고 나왔지만 거의가 한번 둘러보고 가는 정도”라며 “이럴줄 알았으면 전시회 참여를 취소해 경비를 절약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00년부터 지속돼 온 광산업의 세계적 침체가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광선진국보다는 아직 자립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신생 국내업체에 더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후발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워낙 거세 앞으로 2∼3개월내에 도산지경에 처할 국내업체가 수두록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지난 2000년 전후에 금융권로부터 3년 조건으로 빌린 자금의 상환 압박에 운영자금을 구할 길마저 막막해 스스로 사업포기를 고려하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광산업계는 해외전시장의 현실을 보고 더욱더 낙담해 있는 듯하다. 이런 배경에서 업계는 차제에 정부의 특단대책을 통해 국내 광산업을 제대로 꽃피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제품이 업체의 마케팅 경험 부족과 운영자금 고갈, 과열경쟁 등으로 인해 사장될 처지에서 국내 광산업 육성계획이 실패로 끝난 후 잘잘못을 따지게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한 국내 참가업체의 말이 기자의 가슴을 강하게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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