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계올림픽과 IT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장소를 놓고 한국과 캐나다가 팽팽한 접전을 벌인끝에 캐나다 밴쿠버가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다. 불과 3표차로 석패해 지난 8년 동안 대회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한 이들은 물론 평창 개최를 염원했던 국민들의 아쉬움이 더욱 크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전에는 고건 총리를 비롯해 김운용 IOC 위원, 박용성 IOC 위원, 공로명 유치위원장, 김진선 강원지사 등 정·관계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등 업계의 지원도 적극적이었음을 상기하면 유치 무산에 따른 낙담은 더하다.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IOC 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체코의 프라하에서 마라톤과 콘서트, 자선행사 등을 열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이고 한국 유치에 유리하도록 분위기도 조성하자는 계산에서다.

 LG전자 역시 지난 4월 이후 김쌍수 부회장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중남미지역에서 평창 유치를 위한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현대자동차도 해외 지사망을 총동원해 유치 지원활동을 펼쳤다. 이처럼 민·관의 평창 유치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0년 동계올림픽 평창 개최는 물건너갔다.

 그렇다고해서 기업들이 쏟았던 정성들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은 아니다. 대회를 유치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기업 브랜드 이미지는 확실히 심어주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일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문화마케팅과도 직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창 유치는 실패했지만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IOC 총회에 앞서 다양한 이벤트를 벌임으로써 기대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의 유치는 이제 2014년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지만 평창 유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기업들이 이제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높여가길 기대해본다.

 <디지털산업부·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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