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도시 晋州 `디지털 옷` 입었다

 산업발전에 따라 잊혀지고 있던 전통의 실크산업이 디지털디자인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활하고 있다.

 진주가 ‘실크 도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진주는 국내 실크의 70∼80%를 생산하며 중국의 항저와 쑤저우, 프랑스 리옹, 이탈리아 코모 등과 함께 세계적 실크 도시의 하나다. 이 진주가 지난 10년간 아날로그 방식의 견직생산·디자인 공정을 디지털화하면서 진주의 산업이미지를 바꾸어가고 있다.

 지난 28일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IC로 들어서면 견직염색가공업체가 밀집해 있는 진주시 상평공단이 나온다. 이곳의 중심에 자리잡은 한국견직연구원.

디지털 디자인 기술을 실크산업에 접목시켜 견직물과 견직제품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육성하는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이곳은 지난 89년 개원했다. 지난 수년간 디지털방식의 실크디자인 및 생산에 노력하면서 이제는 디지털실크의 중추이자 대명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진주 실크업계의 실크 제직, 염색 가공, 디자인 연구개발 방식을 완전히 디지털방식으로 바꿔놓은 것.

 한국견직연구원 디자인지원팀은 9명의 디자인연구원이 캐드시스템을 활용해 선염 디자인과 날염 디자인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원은 이미 지난 94년 이래 ‘우리옷 문양집’과 ‘문양샘플집’ 등 디자인 샘플북을 발간해 보급하고 있고 전국 규모의 진주실크 디자인경진대회를 개최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송경자 디자인지원팀장은 “실크제품은 원단에 원하는 색상과 무늬를 프린팅하는 날염과 기획된 디자인으로 원단을 짜는 선염으로 구성되며, 선염견직물이 입체감을 느낄 수 있고 날염견직물에 비해 더 고급제품이 된다’며 디지털디자인 생산방식의 고부가성을 강조한다.

 그녀는 “디자인에 있어서는 선염 디자인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진주지역 견직업체 역시 90% 이상이 선염 견직물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주시에서는 견직연구원과 함께 지난 92년부터 텍스타일 디자이너 양성사업을 자체적으로 실시해 연간 30∼40명의 전문 텍스타일 디자이너를 양성해 온 결과 이제 웬만한 진주 견직업체들은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고 한다.

 한국견직 연구원은 지난 2001년 견직물 시제품 개발지원센터를 개소해 국내 전체 견직업계를 대상으로 한 경직물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를 실현했다. 올해부터는 매년 100여명의 텍스타일 전문디자이너를 양성할 계획이다.

 권순정 사업본부장은 “디지털생산공정은 전통적 생산공정에서 마주쳐야만 했던 복잡한 생산공정, 한번 실현한 디자인 재현의 어려움 등의 문제를 말끔히 해소했다”며 “향후 5년내 캐드시스템을 통한 전통문양 견직품 생산 등을 통해 120여개 견직업체가 밀집해 있는 실크명산지 진주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진주시와 견직연구원은 실크박물관·실크종합전시판매장·상설패션쇼장 설립은 물론 진주 문산지역에 3만∼5만여평 규모의 실크밸리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진주=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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