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로 슈퍼컴 만들었다

 미국의 연구진이 소니의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2(PS2)’ 수십대를 네트워크로 연결,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어배나 소재 일리노이대학 슈퍼컴퓨터응용센터는 오픈소스인 리눅스 운용체계(OS)를 기반으로 이 같은 시스템을 제작해 선보였다.

 보통 슈퍼컴퓨터 가격이 수백만달러 하는 데 반해 이 시스템은 5만달러 미만의 비용이 들었다. 데이터 처리능력은 초당 5000억회로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명단에 들지는 못하지만 일반적 슈퍼컴퓨터로는 손색이 없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대당 약 200달러에 불과한 ‘PS2’ 게임기 70대를 연결한 이 슈퍼컴퓨터는 리눅스 플랫폼에 HP의 고속 네트워크 스위치로 연결됐다. PS2의 보통 부품을 사용했지만 프로세서는 PS2의 밉스(MIPS) 대신 초당 65억회의 연산능력을 발휘하는 ‘이모션 엔진(Emotion Engine)’을 사용했다.

일리노이대 슈퍼컴퓨터응용센터의 크레이그 스티픈 선임연구원은 “게임기의 경제성과 전자장난감이 갖고 있는 컴퓨팅 능력을 고려해볼 때 이들이 앞으로 새로운 시장과 유행(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이제 슈퍼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하드웨어 전자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험에서 PS2를 선택한 것은 리눅스 때문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인 X박스는 리눅스를 설치할 수 없어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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