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정부가 차세대 전자상거래 양대 표준인 ebXML과 로제타넷의 상호운용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로 한 결정은 늦긴 했지만 매우 현명한 판단이다. 그동안 산자부는 업계와 학계의 지적에도 불구, ebXML 위주로 정책을 펼쳐왔다. ebXML이 모든 산업을 포괄하는 범용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데다 국제기구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로제타넷은 상용화 단계지만 전자·반도체 등 일부업종에서 민간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지원에 매우 인색했다.
그러나 정부의 ebXML 위주 정책은 업계에 예상보다 훨씬 큰 파장을 몰고 와, 마치 한국의 차세대 전자상거래 표준은 ebXML로 정해졌다는 인식을 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외국 모 반도체회사가 국내업체에 로제타넷을 통해 거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이 회사는 로제타넷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대답해 거래선을 잃을 뻔한 위험에 처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결정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특히 정부가 로제타넷을 표준으로 지원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업체들은 로제타넷 채택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됐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차세대 표준간의 상호 연계 움직임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효과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상호운용 결정을 계기로 표준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더욱 융통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즉 시장 움직임을 좀 더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준은 업계의 편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힘이 있는 다수의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채택하느냐에 따라 보편화될 수도 있고 또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유엔의 공식 승인으로 국제기구 차원에서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ebXML에 대한 지원도 계속 진행돼야 한다. 이는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ebXML아시아위원회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하는 등 범세계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bXML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원을 중단해 그동안 투입한 예산을 낭비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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