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속편, 영화, 스포츠.’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인 E3의 게임 출품 경향이다. ‘스타크래프트 고스트’ ‘메탈기어솔리드2’ ‘둠Ⅲ’ 등 전작의 인기를 반영하는 속편 시리즈가 넘쳐나고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슈렉’ ‘007’ 등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도 많았다. ‘NBA’ ‘NFL’ ‘FIFA’ 등 각종 인기 스포츠 리그를 게임으로 만든 경우도 상당했다. 결국 이번에 선보인 대작 게임은 모두 브랜드 게임 일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게임 대작화 바람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게임 하나를 제작하는 데 100억원 이상 들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아 위험부담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당연히 게임퍼블리싱 업체들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고 유저층이 확보된 브랜드 게임에 기대게 됐다.
지난해 E3에서 선보였던 게임 외에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많지 않았다는 점도 같은 이유에서 주목할 만하다. 게임 하나를 제작하는 데 기간이 길어지고 개발비용이 치솟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기를 맞고 있는 대형 게임퍼블리싱 업체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비벤디게임스, 세가 등 화려한 명성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매각설, 합병설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이번 E3에 참가키로 한 게임퍼블리싱 업체 어클레임도 회사를 매각하는 것으로 경영 방향을 잡으면서 E3 참가를 취소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타리(구 인포그램)의 경영위기설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형 퍼블리싱 업체들도 견디기 힘든 게임 대작화 바람, 브랜드화 바람에 국내업체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것인지 이번 E3는 진지한 고민거리 하나를 던져주었다. 개발관리를 허술하게 하거나 경영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화려한 명성을 자랑한 업체들도 언제든지 경영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은 유난히 대형 퍼블리셔들의 인수합병설이 넘쳐나는 이번 2003 E3에서 되새겨야 할 교훈이자 경고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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