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시장 활성화 왜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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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시장 활성화 가능한가.’

공인인증시장은 지난 2000년 첫 서비스 이후 3년만에 공인인증서 700만장이 발급돼 한국을 세계 최대 공인인증서 이용국가로 도약시킨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급속한 인증서 발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수 인증기관에 의한 사실상의 시장 독점으로 다수의 인증기관들은 인증서 수입의 감소 등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다수 인증기관들은 공인인증서 발급과정에서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시장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시장 독점이 더욱더 가중돼 소비자 피해 발생소지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용 인증서 시장 독점 심각=현재 전자서명 인증서 이용이 가장 활성화된 분야는 인터넷뱅킹과 사이버트레이딩이다. 인터넷뱅킹은 올해 4월 460만명이 넘었으며 사이버트레이딩은 1300만명에 육박한다. 공인인증기관으로는 한국금융결제원·한국증권전산·한국전산원·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 등 총 6곳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개인 인터넷뱅킹용 공인인증서 분야의 금결원과 사이버트레이딩 분야의 증권전산이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공인인증서 보급 확대 차원에서 개인인증서가 금융권에서 무료로 배포됐기 때문에 이같은 시장편중이 가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금결원과 증권전산이 관련 분야에서의 특수한 지위를 이용, 보급채널을 단일화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연동과 유료화가 ‘이슈’=전자서명법에 따르면 공인인증서간 상호연동을 강제해 특정 공인인증기관의 전횡을 방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일부에서는 상호연동이 미진해 시장활성화 저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그동안 금융권에서 개인인증서를 무료로 배포해온 것이 양적 팽창에는 도움이 됐으나 시장은 오히려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통부가 올초 상호연동 여부를 조사한 결과, 120개 전자거래 기관 중 38개 기관이 상호연동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는 상호연동이 안될 경우 소비자가 여러개의 인증서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며 인증서 도난 등의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증기관간 협의에 따라 개인인증서는 오는 7월 1일부터 전면 유료화에 들어간다. 문제는 비용이다. 인증서를 가장 많이 발급해 사실상 비용 부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금결원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아 타 인증기관들은 금결원의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비용에 따라 전문인증기관들의 매출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활성화 단초 마련되나=인증기관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정부가 진화에 나선다. 정통부는 상호연동 부분에서 6월까지는 독려, 그리고 7월부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강경책을 쓸 예정이다. 또 이르면 6월말까지 공인인증서 시장 활성화 제고를 위해 기존 전자서명법을 개정하기 위한 입법 예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개최된 전자인증 관련 토론회에서 정통부 황철증 정보보호기획과장은 “공인인증 시장의 구조개선을 위해 관계기관과 업계의 제안 등을 담아 법개정안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토론회를 개최해 시장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결원은 인증서 유료화를 앞두고 이미 해외기관을 통한 원가분석을 마쳤으며 다음달부터 각 은행에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혀 개인인증서 무료발급 문제는 해소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인증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가 시장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에는 미약하지만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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