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거나 혹은 바꾸거나.’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빅3의 틈바구니속에 활로를 찾지 못하고 폐관하는 극장들이 늘고 있다.
13년 전통을 자랑했던 4개 스크린의 씨네하우스가 지난해 말 폐관했으며 98년 삼성이 투자한 씨넥스 역시 개관 5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지방 극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인천 엡스시네마, 부산의 은아극장, 전주 명보극장, 대구 제일시네마도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경영난 등의 이유로 줄줄이 폐관했다. 최근 1년간 문을 닫은 전국 극장은 어림잡아 30∼4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플렉스의 파상공세가 있긴 했지만 씨네하우스의 폐관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89년 설립 당시 멀티스크린의 개념을 처음 내놓으면서 멀티플렉스 시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4개 스크린에다 강남이라는 지리적 입지, 메가박스의 운영파워에도 불구하고 상권,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자리에는 같은 오리온계열의 외식 전문업체 롸이즈온이 오는 9월경 세계적인 고급 레스토랑 ‘유로차우’를 열기로 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씨넥스 역시 최고의 시설이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역사속으로 멀어졌다. 개관 당시 음향 부문에서 다른 멀티플렉스는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파워로 주가를 높였으며 오픈 매표소, 고객이 스스로 자기 자리를 정하는 매표시스템, 넓은 좌석간 거리 등 꿈의 극장으로 불려왔으나 결국 꿈을 접어야했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이 들어선 대구의 경우 2001년에만 5개의 기존 극장이 문을 닫았으며 최근에도 제일시네마 등이 폐관했다. 부산 은아극장의 경우 영화배우 고은아씨가 2개 스크린 규모로 설립해 오랫동안 부산의 대표극장으로 자리잡았으나 지난 3일 폐관했다.
폐관하는 극장들 사이로 새롭게 생겨나거나 기존 단관을 멀티플렉스로 탈바꿈하면서 활로를 모색하는 극장들도 있어 대조적이다. 1월 김포공항내 스카이시티 부지내에 엠파크9이 개관한 데 이어 용산 전자상가내에 랜드시네마, 대학로에 씨네유 등이 새롭게 들어섰다.
단성사와 피카디리극장이 올해 안으로 대형 멀티플렉스로 모양새를 바꿔 극장 시장경쟁에 접어들며 영등포 연흥극장도 6개 스크린의 연흥시네마로 바꿔 올 하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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