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도` 이라크戰서 맹위

 디지털 지도가 이라크 전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정확한 매핑은 전쟁에서 필수불가결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라크를 공격한 미군과 연합군은 정확한 공습을 위해 스마트폭탄과 같은 하이테크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정확한 위치측정이다. 약간의 실수만으로도 무고한 시민과 아군의 희생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미군 지휘관은 수천장의 종이지도를 이용해 공격작전을 수립했다. 종이지도는 막사나 전황설명용 보드에 붙여졌고 여기에는 펜으로 겹겹이 칠해지거나 플라스틱 조각편들이 중요한 길과 적군 진영을 설명하기 위해 부착됐다. 물론 지도가 더럽혀질 대로 더렵혀져 알아보기 힘든 것은 당연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한 바 있는 미 웨스트포인트 밀리터리아카데미의 유진 팔카 대령은 “때때로 10개에서 12개의 서로 다른 덮개가 사용됐다”고 말한다. “진짜 ‘어려운 점’은 지도를 다른 군의 지도와 일치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전통 종이지도는 상용 인공위성 제공업체가 제공하는 디지털 사진으로 대체돼 왔다. 여기에다 스페이스이미징, 디지털글로브 등이 신기술을 덧붙여 전쟁에서 필수적인 디지털 지도를 만들어냈다.

 특히 국가영상지도국(NIMA)은 디지털 지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96년 중앙정보국(CIA)의 위성사진분석실과 국방부 지도국 등 몇몇 유사 정보기관을 통합해 창설된 이 기관의 종사자들은 위성이나 정찰기를 통해 수집한 영상을 바탕으로 세계 구석구석의 건물, 지형 등에 대한 방대한 정보망을 구축해 필요한 기관에 제공한다.

 NIMA의 관계자들은 첨단영상장비를 들고 지상의 군을 쫓아 이동하면서 다양한 영상사진을 매핑해낸다. NIMA의 애널리스트 채리티 드보락은 아프가니스탄 전투동안 헤라트시 인근의 지도를 디지털화했다. 또 컴퓨터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알카에다와 피난민 캠프를 구별해냈다.

 드보락은 일련의 지정학적 모양만으로 사람들이 걷고 있는 시와 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달아날 때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군대와 민간인의 움직임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국방부는 이들을 공격하지 않았고 디지털 지도의 신뢰성은 높아지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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