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안티스팸 단체 스팸메일 종식 기술 논의

 개인과 기업은 스팸의 공세를 막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우편 주소를 가리거나 필터를 달거나, 승인된 발송자 명단이나 대량 발송자 명단을 따로 작성, 관리한다. 그렇지만 모든 이들의 전자우편 수신함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는 비아그라나 벼락부자되는 법 또는 포르노 등의 제목을 단 원치 않는 스팸으로 늘 가득차 있다.

 스팸을 확실하게 차단하려면 인터넷 자체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 기술표준 설정과 관련된 한 국제단체가 스팸의 확실한 차단을 위한 근본적인 아키텍처 변화 가능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문제는 결국 전세계적 동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앤티스팸조사그룹(Anti-Spam Research Group)은 회원들끼리 이미 스팸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 할 정도로 전자우편을 통해 스팸문제를 토의해왔다.

 이 그룹의 회장이며 전자우편 보안업체 사이피어트러스트의 조사담당 이사인 폴 저지는 “SMTP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개방형 인터넷용으로 20년 전 개발됐지만 현재의 인터넷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주피터리서치는 지난해 전자우편 계정당 스팸 수신건수가 2200건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앤티스팸 업체인 브라이트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전자우편 중 40% 가량이 수신자가 원치 않았던 전자우편으로 이는 2001년보다 8% 늘어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컴퓨터뿐 아니라 브라이트메일, 미라포인트, 포스티니 등 수십여개 회사들이 스팸 방지기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26개 주정부가 스팸 통제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스팸에 대한 연방 규정은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의 사기처벌규정외에 전무한 실정이다.

 앤티스팸조사그룹 회원들이 검토하고 있는 스팸 차단법으로 SMTP 폐기 및 새로운 표준채택에서부터 인터넷 표준조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이밖에 메일 발송자 실명제, 메일 발송자 검증제, 메일 발송 우표제 등도 제안했다. 가장 이상적인 스팸 차단책은 네트워크 제한을 최소화하면서 스팸을 가능한 한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저지는 앤티스팸조사그룹이 스팸 차단책 합의에 이르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스팸 차단책을 조기 수립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스팸문제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서조차 합치된 의견이 없다는 점이다.

 이 그룹 회원사인 전자우편업체 미라포인트의 마케팅 부장 제프 브레이나드는 “어떤 이에게는 스팸이 되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뉴스정보일 수 있다”며 “따라서 이용자가 취사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먼저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뉴스사이트 ZD넷의 편집인 데이비드 벌린드도 “스팸 차단 제안들이 전자우편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팸대책그룹 잼스팸을 설립했는데 그는 잼스팸이 앤티스팸조사그룹과 함께 각종 스팸 차단 제안의 문제점을 공동으로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저지는 스팸차단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전에 각 제안의 장단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모든 스팸 차단방안은 표준설정기구에 회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팸 차단은 결코 끝이 나지 않는 게임과 같다. 스팸 발송자들은 스팸 차단장치를 파악하고 나면 해커처럼 이 장치의 약점을 찾아내곤 한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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