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가 안보 및 전쟁 관련 신기술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지출할 예정이어서 실리콘밸리 기술 벤처기업이 침체된 하이테크 시장에서 전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들 기술은 대부분 지금 당장 개발에 들어가더라도 개발이 끝나려면 수년이 걸리지만 일부 신기술은 이미 이라크 전쟁에 투입된 상태다.
벤처투자가(VC)들은 이들 첨단기술이 이라크 북부 터키 국경선에 미군이 배치되면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으나 터키가 미군에게 영토개방을 거부해 신기술이 대부분 터키 항구에 묶여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팰러앨토의 스톰벤처스로부터 1100만달러를 투자받은 신생 벤처사 시에라모노리식스가 만든 자동 무선 레이더 일명 ‘트랜스폰더’다.
이 트랜스폰더는 지상군이 적군과 우군을 구별하게 해주는 기기로 초고속으로 작동되며 고도의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스톰의 파트너 라이언 플로이드는 이 기기가 이라크 북부 국경선에서 사용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사용되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91년 걸프전쟁때 미군 포의 30% 가량이 아군 박격포 오폭으로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시에라는 자사 트랜스폰더 사용가능성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방산 경기호황의 덕을 봤을지 모른다. 이 회사는 당초 첨단 통신 네트워크용 40Gb 칩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2001년 통신시장이 침체되면서 대형 전화회사들이 통신망 업그레이드를 수년 동안 미루기로 결정하는 바람에 40Gb 칩기술이 불필요해지자 실리콘 게르마늄 기반의 이 칩 기술을 트랜스폰더에 사용했다.
이 신생사는 트랜스폰더에서 멈추지 않고 군용 초고속 위성통신기기도 제작했다. 이 기기는 미 국방부가 이라크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 대량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인항공기 ‘프레데터’의 부품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시에라모노리식스는 자사 수입의 80% 정도를 방산 애플리케이션에서 벌어들임으로써 현재 흑자 상태다.
다른 회사들도 군용 애플리케이션 전환으로 활로를 찾았다. 그 중 한 회사인 시큐러파이는 지난 99년 금융회사 보안컨설팅업에 진출, 데이터 네트워크 보안감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지난해는 멘로파크 소재 벤치마크캐피털이 주도하는 투자단으로부터 13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던 벤처업체다.
이 회사는 다음주 미 국방부 통신시스템 운영지원부처인 국방정보시스템국과 체결한 납품계약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미 쿠웨이트와 바레인에 직원을 파견해 미군 통신망에 자사 장비를 설치중이다.
미군은 민간 VC 사이에서 탄탄한 명성을 쌓은 미 중앙정보부(CIA)의 벤처투자기관 인큐텔(In-Q-Tel)을 본따 2500만달러의 벤처투자펀드 조성계획을 세웠으나 이 계획은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군은 다른 벤처펀드와 손잡고 군용뿐만 아니라 민간용으로도 사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신생사에 종잣돈을 댈 계획이었다.
마운틴뷰 소재 첨단기술 전문 법무법인 펜윅앤드웨스트의 워싱턴DC 지부 마크 버거는 군당국이 지난해 중순께 펀드관리제안서 제출마감을 9월 30일로 정했다가 제안서 선정없이 이 날짜를 넘기고 접수기한을 이달 중순으로 연기했다가 또다시 이 연기시한마저 그냥 지나쳐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펜윅앤드웨스트와 같은 지역에 있는 한 벤처기업을 대신해 펀드관리제안서를 작성해 군에 제출했으나 아직 군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2500만달러의 국방예산이 이 펀드에 배정됐기 때문에 펀드관리회사 선정은 시간문제라며 군 당국은 미 병사가 전투지에서 수일 동안 버틸 수 있도록 100파운드 이하의 장비를 개발하는 이른바 ‘모바일 병사’ 기술에 투자할 방침임을 시사해 왔다고 덧붙였다. 배터리나 연료전지기술과 같은 신종 전력공급기술은 이 펀드의 우선 투자 대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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