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협의로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최신 윈도인 ‘윈도XP’도 조사해야 한다는 고소장이 제출돼 MS를 더욱 궁지로 몰아 넣고 있다. 빌 게이츠 MS 회장이 윈도XP를 홍보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에서 계속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반독점법 위반 행위와 관련해 작년 미 법정에서 ‘승리’에 가까운 우호적 판결을 얻어낸 바 있지만 유럽에서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3년전부터 EU 반독점 당국이 MS를 경쟁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미 대형 IT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CCIA(Computer and Communication Industry Association)마저 “구형 윈도뿐 아니라 최신 윈도인 윈도XP도 경쟁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라”고 고소장을 제출, MS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CCIC는 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AOL타임워너·야후·노키아·이스트먼코닥·후지쯔 같은 내로라 하는 IT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미국의 대표적 IT단체다. CCIC는 고소장에서 “MS가 윈도XP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얻고 있어 EU 경쟁위원회가 이를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며 “MS의 독점적 지배력과 남용은 유럽 전역에 펼쳐 있으며 이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는 일반 사용자와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윈도XP에서 웹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오디오·비디오 플레이어(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인스턴트 메시징(메신저)·전자우편 소프트웨어(아웃룩)·비디오 편집기(윈도 무비메이커) 같은 미들웨어 소프트웨어를 삭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작년 5월에는 MS의 온라인 인증 시스템 ‘패스포트’가 EU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EU는 “패스포트가 사생활보호(프라이버시)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규제 칼날’을 뽑아들며 “인터넷 사용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구매나 은행거래 그리고 게임 등을 할 때에 패스포트에 입력하는 개인정보를 통해 개인의 중요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독점법 위반을 둘러싼 EU와 MS간 악연은 지난 2000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 EU는 “윈도를 앞세워 PC시장을 장악한 MS가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처음으로 MS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메스를 들이댔다.
◇어떤 제재 조치가 검토되고 있나=소식통들은 EU 경쟁위원회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이루어진 MS와 미 당국과의 화해안 보다 훨씬 엄격한 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조만간 판결을 내릴 예정인데 CCIC의 최근 고소건은 별개로 조사할 예정이다.
MS 라이벌인 AOL타임워너는 그동안 “미디어플레이어를 윈도에 합치는 불공정한 행위로 MS가 경쟁사인 리얼네트웍스에 큰 피해를 줬다”고 증언해 왔는데, 이를 반영 EU당국은 MS에 대해 윈도에서 미디어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거나 삭제하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는 MS가 가장 꺼리는 처방이기도 하다.
또 EU는 MS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컴퓨터 하드웨어업체들이 △윈도만 있는 제품과 △윈도와 미디어플레이가 같이 있는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안도 내놓을 수 있다. 이 문제는 미국에서 열린 반독점 소송에서도 쟁점이 된 바 있는데 MS가 미디어플레이를 윈도에서 삭제하지 않는 대신 아이콘으로 숨길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합의됐다.
이외에도 EU는 자국법에 따라 MS에 연간 매출액 중 10%에 해당하는 최대 28억달러선을 벌금으로 물릴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반독점법 위반과 관련해 연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낸 기업은 아직 EU에서 없다.
MS는 “경쟁사들이 스스로 시장에서 실패해 놓고 애매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EU 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아픈 매’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자폭 드론을 막는 러시아군의 새로운 대응법? [숏폼]
-
2
“2032년 충돌 가능성 2.3%”… NASA 긴장하게 한 '도시킬러' 소행성
-
3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4
'러시아 최고 女 갑부' 고려인, 총격전 끝에 결국 이혼했다
-
5
드론 vs 로봇개… '불꽃' 튀는 싸움 승자는?
-
6
팀 쿡 애플 CEO, 오는 19일 신제품 공개 예고… “아이폰 SE4 나올 듯”
-
7
오드리 헵번 죽기 전까지 살던 저택 매물로 나와...가격은? [숏폼]
-
8
“30대가 치매 진단에 마약 의심 증상까지”… 원인은 보일러?
-
9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10
매일 계란 30개씩 먹는 남자의 최후 [숏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