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력에 비해 인터넷 보급이 더딘 이유로 인쇄문화의 발달을 꼽는 이가 많다. 이처럼 철저히 오프라인을 고집해 온 일본 출판업계가 최근 온라인 업체들과 속속 손을 잡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명 출판업계와 인터넷 사이트 운영업체들이 상품광고 극대화를 위해 상호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출판업체들이 자사 잡지의 상품광고를 지면만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통신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사실 일본은 ‘잡지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잡지가 있으며 또 독자층도 다양하다. 출판업계는 잡지 속 상품광고에 눈 멀기 쉬운 ‘10∼20대의 젊은 여성층’을 고스란히 온라인 구매로 끌고 온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그래서 취급하는 상품들도 패션용품, 액세서리, 잡화, 화장품 등 다소 소비성이 강하고 유행에 민감한 품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통신판매를 하고 있는 넷프라이스는 작년부터 여성정보지 ‘초우추우’, 전국안내정보지 ‘워커시리즈’ ‘월간 텔레비전’ 등의 잡지와 손잡고 광고를 게재했다.
이토추상사도 오는 4월에 100% 출자하는 ‘매가시크’라는 자회사를 설립,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여성지 ‘논노’ 등에 실린 상품들의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토추는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시장 개척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금년도 매출목표액을 10억엔으로 잡고 있다.
이밖에도 미쓰이물산은 대표적인 여성패션잡지 ‘아난’과 ‘하나코’ 등을 포함한 13개 잡지의 상품들을 자사운영 사이트에 게재하고 있으며, 사이버드도 전국정보지 ‘도쿄 워커’와 손 잡았다.
이들 잡지에는 제휴 온라인 판매업체들의 구입가능한 인터넷 및 휴대폰 사이트가 친절히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 온라인 구입희망자가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가격을 깎아주는 이른바 ‘공동구매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구매가 발생하면 온라인 업체들은 판매액의 일정비율을 각 출판사에 지급하게 된다.
이처럼 일본 출판업계의 외길인생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출판불황에 그 근본적 이유가 있다. 출판사들이 자사의 전문서적만을 발간해 수지타산을 맞추는 것은 옛말이 돼가고 있는데 그동안 각 출판사들은 이의 타개책으로 한 두개의 잡지를 부업삼아 발간해 왔다. 잡지는 잘만하면 광고수입을 넉넉하게 올릴 수 있는 방편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및 휴대폰 등 여타 매체의 발달로 잡지광고의 ‘구매 유도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 때문에 과거의 경쟁상대인 온라인 업체와 이제는 ‘상생’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출판과학연구소에 의하면 작년도 일본 내 출판물 총판매액은 전년대비 0.6% 감소한 2조3000여억엔으로 6년 연속 감소 추세다. 이같은 출판불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거의 무료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문화의 발달’을 이 연구소는 꼽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판매부진의 고육지책으로 출판사가 직접 온라인 사이트를 관리, 자사 잡지에 게재된 상품들을 선전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케이타이 베스트’라는 휴대폰 정보지를 출판하고 있는 소프트뱅크퍼블리싱, 20∼30대 직장여성을 위한 계간 정보지 ‘세이라’를 올 4월에 출판하는 도서출판 쓰노가와쇼텐이 그 대표적인 출판사다.
하지만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아무 노하우도 없는 출판사가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 것은 나중에 더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며, 그나마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인기잡지가 전제조건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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