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마이클 파월 위원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통신법(The Telecommunications Act) 개정(안)이 FCC 위원들은 물론 의회 등의 반발에 밀려 사실상 백지화될 전망이다.
19일 LA타임스에 따르면 파월 위원장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평가를 역사나 법원 판결에 맡기기로 결심하고 각종 통신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성급한 규제 완화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FCC는 그 동안 미디어 업체 소유권 제한을 완화하고, 통신 분야에서도 시내 전화 사업자들이 통신망을 할인 가격에 경쟁사에 의무적으로 빌려주도록 했던 통신망 개방 의무 규정을 철폐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FCC 5명 위원 중 3명의 위원이 시내 전화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내 전화 회사들의 통신망 개방의무 조항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파월 위원장이 백기를 든 것이다.
이 같은 파월 위원장의 갑작스런 입장 선회로 FCC는 20일 SBC커뮤니케이션스 등 시내 전화 서비스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통신망 중에 정부가 정한 가격에 따라 개방해야할 부분을 결정하는 새로운 규정을 상정해 놓고 5명의 위원들이 찬반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원 20명은 이에 앞서 지난 달 파월 FCC 위원장과 FCC 위원에 각각 보낸 공동 서한에서 “시내 통신망 개방 규제를 완화하면 시내 전화 요금을 올리고 중소 업체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며 섣부른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공화당 소속 FCC 위원 캐빈 마틴이 민주당 진영에 가세하면서 파월 위원장은 단숨에 소수파로 몰려,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고 LA타임스는 분석했다. 이처럼 FCC가 추진했던 통신개혁이 20일 표결을 목전에 두고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9일 그 동안 이를 적극 지원했던 지역 전화회사 버리이존의 주가는 1.3달러 떨어진 3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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