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오리온PDP 김준동사장

 “하나의 사업부문을 맡아 일할 때와 한 회사의 최고 경영자(CEO)가 되고 난 후의 차이점은 무엇보다 어깨를 누르는 강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2월 오리온전기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사업부에서 분사, 새롭게 출범한 ‘오리온PDP’의 김준동 사장(48)은 생애 처음으로 CEO를 맡은 지난 1달여간의 느낌을 한마디로 이렇게 털어놨다. 그만큼 부담감이 크다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리온PDP는 모기업인 오리온전기가 진퇴양난의 기로에 선 탓에 막상 분사는 했지만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운영자금 마련과 연구개발(R&D)자금 확보를 위한 펀딩, 대량생산 체제 구축, 해외 마케팅 전개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김 사장은 그럼에도 모든 걸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지난 수십년간 디스플레이 외길을 걸어온 오리온전기의 노하우가 아직 살아 있고, PDP부문에 관한 한 자칭타칭 ‘원조’로 불릴 정도의 남다른 기술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 그 자신 또한 오리온전기에 입사하기 전인 과거 대우 시절, ‘탱크바람’의 산파역을 맡았던 뚝심많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 틈바구니 속에서 차별화해 살아갈 수 있는 사업방향도 세워놓았다. 즉,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구축을 통해 대기업들이 커버할 수 없는 틈새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것. 김 사장은 “꾸준히 대규모 설비 투자를 수반하며 특히 TV사업과 연관이 큰 PDP사업의 특성상, 대기업들과 정면승부해선 승산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선 현 생산능력으론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등 해외 서너개 기업과 합작투자를 통해 파일럿라인과 양산라인의 중간단계 생산거점을 해외에 두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3년 전부터 추진해온 이 프로젝트는 1분기 안에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의 강점은 LG나 삼성보다 먼저 PDP 제조설비 투자를 단행, 숱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남다른 생산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만큼 PDP에 관한 한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지요.”

 그는 “조만간 오리온PDP의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함축한 PDP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좀더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서울공대(학사)·KAIST(석사)·미국버클리대학(박사)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으며, 오리온전기 입사 전인 1998년까지 대우전자, 고등기술원 등에서 근무했다.

 <글=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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