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리눅스 월드`개막

 IBM·휴렛패커드(HP)·컴퓨터어소시에이츠(CA) 같은 메이저 IT업체들과 리눅스를 필두로 한 수세·유나이티드리눅스·자이먼 등 전문 리눅스업체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2003 리눅스 월드 콘퍼런스&엑스포’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뉴욕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다.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리눅스 관련 신제품이 대거 선보였는데, 특히 올 한해 화두로 떠오를 데스크톱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이 다량 출품돼 눈길을 모았다. 또 리눅스의 대척점에 서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가, 2년 연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선을 모았는데 MS는 임베디드 윈도XP와 윈도CE의 최신 버전을 내놓았다.

 ◇대형 IT업체 동향=가장 적극적으로 리눅스 지원에 나서고 있는 IBM은 소형 하드웨어에서 대형 하드웨어까지 여러 하드웨어를 지원하는 리눅스 관련 소프트웨어 제품을 여러종 발표했다. 새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에 데뷔한 제품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리눅스용 ‘티볼리 시스템 오토메이션’(Tivoli System Automation)이다.

 이외에도 이 회사는 임베디드 칩인 ‘파워PC 405’와 ‘몬타비스타 리눅스 CEE’ 소프트웨어, 그리고 메인프레임(z시리즈)에서 통합 리눅스 솔루션을 수행하는 ‘e서버 인티그레이티드 플랫폼’도 개발, 공개했다.

 IBM에 이어 점차 리눅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HP의 경우 레드햇의 리눅스 버전 7.3과 번들되는 새로운 워크스테이션을 다량 발표했다. 이들 새 워크스테이션(XW 4000, 5000, 6000, 8000)은 데이터를 특히 많이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에게 유용한데 시장에는 다음달경 나올 것이라고 주디 차비스 전세계 리눅스 담당 이사는 밝혔다. 블레이드 서버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HP는 리눅스와 번들되는 새 워크스테이션들과 함께 윈도와 리눅스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프로세서 4개(4웨이)를 내장한 블레이드 서버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올해 두번째로 참가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두드러진 신제품을 선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개발사이트인 ‘웹매트릭스’ 홍보와 함께 ‘유닉스용 윈도 서비스’의 최신 버전과 최신 임베디드 윈도XP 및 윈도CE 버전을 시연(데모)했다. CA도 12개나 되는 리눅스 기반 신제품을 발표했다.

 ◇전문업체들 움직임=독일의 대표적 리눅스 업체인 수세는 올 한해 데스크톱 시장에서 도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를 반영, 이 시장을 겨냥한 제품인 ‘리눅스 오피스 데스크톱’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데스크톱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버전을 설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세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서버에 전자우편 서버 등의 그룹웨어 역할도 할 수 있는 새 서버용 소프트웨어 ‘리눅스 오픈익스체인지 서버’도 선보였다.

 소형 리눅스업체가 뭉친 유나이티드 리눅스는 통신용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판촉해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캐리어 그레이드 리눅스’(CGL:Carrier Grade Linux)라는 기능을 구현한 우리의 새 제품이 앞으로 리눅스 업체들이 통신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CGL은 표준 리눅스 환경에서 복잡한 통신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설치할 수 있는 능력을 처음으로 갖추었다. CGL 구현 제품은 3월말경 서비스 팩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유나이티드 리눅스 관계자는 덧붙였다.

 자이미안(Ximian)도 리눅스 데스크톱과 서버의 관리 및 설치에 전문화된 새로운 소프트웨어인 ‘엔터프라이즈 레드 카펫’(Enterprise Red Carpet)을 발표했다. 북미 리눅스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레드햇은 특별한 신제품을 출품하지 않았지만 대신 금융 시장을 겨냥한 리눅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여러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리눅스 시장 전망=탄생 12년째인 리눅스의 최대 화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안착과 데스크톱 시장 입성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 한해는 이들 두 분야에 초점을 맞춘 각종 리눅스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리눅스는 서버 분야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윈도를 따라잡고 있는데, 메타그룹은 오는 2006년이나 2007년이 되면 리눅스가 서버 시장의 45%를 차지하며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트너는 올 한해 리눅스 서버 판매량이 작년보다 두배나 많은 80만대, 금액으로는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골드만삭스는 리눅스가 현재 전자우편 등 단순한 업무만을 처리하는 로엔드 서버에서만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매우 중요한 전산업무도 처리하는 하이엔드 분야에서도 세력을 떨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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