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할리우드 인기 영화의 TV판권을 둘러싼 불공정 거래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주요 할리우드 영화사들과 유럽 유료TV 업체들이 인기 영화의 TV판권과 관련, 경쟁 저해 혐의로 EU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EU는 워너브러더스, 컬럼비아트라이스타, 월트디즈니 등의 영화사와 영국의 B스카이B, 프랑스의 카날 플뤼 등 인기 방송사가 맺은 영화의 TV판권 계약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EU는 영화의 TV판권 계약 조건이 영화사들의 경쟁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영화사들이 최저 가격 설정을 위해 담합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방송사가 한 영화사에 지불하는 금액을 다른 영화사에 지불하는 금액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도록 하는 영화계판 ‘최혜국’ 조항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5년 단위 계약의 불공정성 △인기 블록버스터 영화 가격의 합리성 △방송 지역 제한의 반경쟁적 성격 등도 조사를 받고 있다.
유럽에선 유료 TV의 확산과 영화 채널의 인기로 영화의 TV판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90년대 들어 3배나 증가했으며 지난해엔 15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조사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만약 영화사들의 TV판권 계약 관행이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정이 나면 EU는 영화사와 방송사에 계약을 수정하도록 할 수 있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른 유럽 TV판권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지난해에도 일부 유료 채널의 축구 리그 중계권 독점이 방송시장의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정, 더 많은 방송국이 방영권을 갖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EU가 강제 조치를 취하기보단 업계 스스로 타협안을 내놓도록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화업계는 불공정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주요 채널에 모두 영화를 공급하고 있다”며 담합이나 배타적 계약 등의 경쟁 저해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점점 지배력이 커져가는 대형 유료TV 업체들 때문에 공정 경쟁이 저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B스카이B 등 유럽 방송사들은 영화 구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영화사들과의 계약 조건을 수정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들은 영화사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 회사의 영화 방영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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